발자국 - 역사의 발자국 헤아리기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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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훔치기가 아니라 히스토리아 두 번째이니 많은 걸 바라지 않으면 그럭저럭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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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Songs About You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파스텔뮤직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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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은 라인업이었는데 음반을 듣고 보니 역시나 그렇다. 소규모-요조와 어른아이, 한희정은 말할 것도 없고, 루싸이트 토끼와 모노리드, Ben & Jason과 (앨범 전체에서 보면 조금 튀는 감이 있긴 하지만) moi Caprice의 곡들도 좋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뮤지션들의 곡이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너'를 생각하고, 좋아하고, 함께 있고 싶어하고, 손을 잡고 싶어하고,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백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다시 생각하다 결국은 잊는 것, 혹은 잊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관해 끄적이며 청승을 떠는 것보단 이 노래들을 들으며 속으로 웃고 울고 한숨짓기로 했다. 세상 모든 노래들이 '너'에 대한 노래들이겠지만, 이 음반에 담긴, 너무 과하지 않은 '긍정적 우주별'의 기운이 힘이 된다. 조용조용 조단조단 속삭이는 목소리들. 따뜻해서 좋다.

'너'에 대한 노래라는 컨셉으로 노래들을 모았지만 계속 듣다 보니 '고급스런 포장을 한 샘플러 음반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정도 함량의 샘플러 음반이라면 충분히 음반 하나의 값을 하고도 남는다. 곧 나올 요조 with 소규모아카시아 밴드 음반도 기대가 되고, 루싸이트 토끼의 음반과 (아마도 내년 초에나 나오지 싶은) 한희정의 솔로음반도 기대가 된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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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 1집 - 상상(想像)
임주연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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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여성 보컬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임주연의 1집은 그런 편향을 감안하더라도 무척이나 좋은 음반이다. 수록된 곡들도 버릴 곡 없이 모두 평균 이상이고, 몇몇 곡들 -- 가려진 마음,  겨울, 봄이오네 등 -- 은, 한 번에 귀에 쏙 들어오는 킬링트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매혹적인 노래들이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이 사람의 곡과 가사가 어떻게 변할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다음 음반을 기대하게 만든다.

어둠의 경로로 노래를 듣고 기대보다 꽤 괜찮아 일단 공연을 보고 검증을 한 뒤에(사실은 다 늙은 마당에 듣던 씨디 들고 가서 싸인 받기 위해 기다리는 뻘쭘한 상황은 되도록 피하고 싶어서) 공연장에서 음반을 사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시간이 안 될 때만 골라서 공연을 하는지... 기다리다 못해 주문을 넣어버리고 말았다. 씨디는 이미 사버렸지만, 조만간 공연장에서 임주연을 직접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이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도 기대가 되고, 노래가 아닌 말하는 실제 목소리는 어떤지도(낙타송의 그 웃음소리일까?) 궁금하고, 음반에 없는 다른 노래들도 들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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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시대의 격랑을 헤쳐나간 젊은 영혼들의 기록
황광우 지음 / 창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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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우 선생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시청 앞에서 보낸 87년의 6월을 기억하지 못하듯, 나 역시 80년에 광주에 있었으되 그때의 광주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 책은 80년에서 87년 사이의 역사의 현장을 몸소 겪은 그가 그 시절을 알지 못하는 아들과 술자리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건네듯 쓴 글이다. 그는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어떤 교훈을 전하려 한다거나 '너는 왜 이렇게 살지 않느냐'고 질책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와 그의 세대가 경험한 그대로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을 뿐이다.

황광우 선생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는 당시의 잔혹한 정국을 신념의 힘으로 헤쳐나간 '또다른 황광우'들의 이름과 행적이 담겨 있고, 또 이들은 중간중간 직접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밤새 등사기로 유인물을 만들고, 조금이라도 더 늦게 잡히기 위해 건물 옥상에서 줄을 매달아 허공에서 시위를 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위장취업하고, 온종일 최루탄에 맞서 싸우다 형사들을 피해 담을 넘고, '턱' 치면 '억'하고 죽을지도 모르는 온갖 고문을 당하는 그 '황광우들'의 '일상'에는 항상 그들과 함께 투쟁에 헌신하는 형제가 있었고 목숨을 바친 선후배와 동료가 있었다. 구부러진 막대를 바로 펴기 위해 그 반대편으로 자신을 내던진 이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87년 20주년을 기념해 요 근래 여러 매체에서 이 시절을 회고하는 기획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이 그 시절을 겪었던 이들에겐 그때를 되짚어 지금을 살피는 기회가 될 테고, 그 시절을 겪지 못한 나와 같은 이들에겐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절을 접하는 기회가 될 테다. 정말 술자리에서 황광우 선생과 마주 앉아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런 너절하고 뻔한 글을 감상이랍시고 늘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돼먹지못한 글이나마 남기는 것이 그(와 그 세대)의 젊은 날의 일부를 엿본 것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그래야 다음엔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 99페이지의 '주었다'는 '주웠다'의 오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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