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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Songs About You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파스텔뮤직 / 2007년 9월
평점 :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은 라인업이었는데 음반을 듣고 보니 역시나 그렇다. 소규모-요조와 어른아이, 한희정은 말할 것도 없고, 루싸이트 토끼와 모노리드, Ben & Jason과 (앨범 전체에서 보면 조금 튀는 감이 있긴 하지만) moi Caprice의 곡들도 좋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뮤지션들의 곡이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너'를 생각하고, 좋아하고, 함께 있고 싶어하고, 손을 잡고 싶어하고,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백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다시 생각하다 결국은 잊는 것, 혹은 잊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관해 끄적이며 청승을 떠는 것보단 이 노래들을 들으며 속으로 웃고 울고 한숨짓기로 했다. 세상 모든 노래들이 '너'에 대한 노래들이겠지만, 이 음반에 담긴, 너무 과하지 않은 '긍정적 우주별'의 기운이 힘이 된다. 조용조용 조단조단 속삭이는 목소리들. 따뜻해서 좋다.
'너'에 대한 노래라는 컨셉으로 노래들을 모았지만 계속 듣다 보니 '고급스런 포장을 한 샘플러 음반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정도 함량의 샘플러 음반이라면 충분히 음반 하나의 값을 하고도 남는다. 곧 나올 요조 with 소규모아카시아 밴드 음반도 기대가 되고, 루싸이트 토끼의 음반과 (아마도 내년 초에나 나오지 싶은) 한희정의 솔로음반도 기대가 된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