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은 아마도 1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지금까지의 감상은 '역시나 그렇군'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좋은 점보다는 아쉬운 점이 먼저 보이는데, 일단은 음색. 1집에서 읊조리고 흘리는 듯한 목소리는 듣기에 되게 편했는데 2집에서는 뚝뚝 끊어올리는 목소리가 주가 되어서인지 많이 거슬린다. 게다가 일부러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소리가 전체적으로 (보컬의 끊어올리는 목소리와 합해져) 신경질적으로(사이키델릭한 신스팝의 느낌 때문일 수도 있지만) 들린다. 사운드의 품질이나 완성도와 별개로 초반 느낌은 그렇다는 말이다. 이것은 안경을 벗고 수염을 밀어 말끔해진, 그러나 그만큼 보기에 부담스러워진 장기하의 외모와 겹친다.  

 

 모르는 음반인데 표지를 보고 노래를 들어보는 일명 '자켓신공'을 쓸 때가 있다. 요즘이야 음원사이트에서 노래를 미리 들어볼 수 있으니 시간을 뺏기는 것 외에 경제적인 위험부담이 없지만, 예를 들어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친 점포정리 음반가게는 (가게 주인에게는 가게 문을 닫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니 심심한 위로를 표하지만) 벼락과도 같은 기회이니 자켓신공을 펼쳐볼 만도 한 것이다.  

내공이 그다지 출중하지 않은 탓에 자켓신공은 절반쯤은 성공을 하고 절반쯤은 실패를 하고 마는데, 이 음반은 성공이다. 여러 장르의 월드뮤직이 연상되어 듣는 재미가 있다. 작업 배경음악으로 꽤 적절하다.

        

정말이지, 이 밴드에 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처음 노래만 들었을 때는 보컬이 여성인 줄 알았다. 중성적인 매력이 있군. 좋아.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엔가 보컬이 남성이라는 걸 알았을 때의 이유 모를 배신감이랄까. 

보컬, 멜로디, 연주까지 밸런스가 잘 맞는 밴드. 이번 ep도 괜다.

 

  

이  EP는 향뮤직 외에 온라인에선 구할 수가 없더니 이제는 유통망을 좀 넓혔나 보네. 말이 많았던 녹음 음질 문제는 해결했을까.

 

  

  

1집보다 낫다. 1집의 노래들이 워밍업 혹은 공연용 레퍼토리와 같은 느낌을 줬다면, 2집은 비로소 '우쿨렐레피크닉'이라는 정식 밴드의 곡들을 담았다는 느낌이다. 많은 곡에서 계피의 목소리가 빠졌지만(정확히 확인해보진 못했다. cd를 사지 않고 부클릿을 확인할 방법이...) 다른 부분이 풍성해져서 만족도는 높아졌다.

 

  

 

오, 소소하군.

 

 

 

   

첫곡에서 마지막 곡까지 흐름이 자연스럽다. 음반을 낼 때마다 기본은 해주는 것 같다. 보컬 목소리가 취향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자주 듣지는 않지만. 

 

 

  

좋다. 독특한 색은 있지만 그만큼 비슷한 풍의 노래들로 지루할 수도 있었는데 이런 것을 킹스턴루디스카, 국카스텐, 랄라스윗 등의 특색 있는 피처링으로 해결했다. 장마철에 들으면 더 시원할 듯하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기는 한데, 뭔가 위치가 어정쩡한 느낌이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총애해 마지않는 밴드였는데. 예전에는 조금만 더 있으면 굉장한 음악을 만들어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정확히는 문혜원의 역량에 대한 믿음)가 있었는데. 내놓는 음악의 성향이라든가 가사와 곡/편곡, 보컬 등이 매번 아쉽다. 얘네는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거고, 나한테 안 맞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뭘. 

  

 

자작곡들로 채운 2집이라는데, 좋다. 이전에 발표한 곡들과 달리 아주 발랄한 곡이 없고 적당히 발랄한 곡과 잔잔한 곡들 위주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발음. 이전까지 타루의 노래를 자주 듣기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발음을 과하게 굴리기 때문이었는데(마치 'l'을 모두 'r'로 발음하는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는 발음이 많이 또렷한 덕분인지 목소리의 장점이 사는 기분이다. 

 

 

허클베리핀(도 그렇고 스왈로우도 그렇고)의 음악은 계속 기본은 해주는데(라고 말하면 부족한 표현이긴 하지만), 이번 음반은 특히 괜찮다. 앨범 전체에서 스킵할 만한 곡이 (당장은) 없다.  

 

 

 

 

괜찮은 둘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시와와 류승현의 조합은 내 취향에서 확실히 벗어난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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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2011-08-0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종종 들르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