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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 정규 1집 28
옥상달빛 노래 / 미러볼뮤직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인디계에 무섭게 떠오른 신인으로 남성 듀오로 10cm가 있다면 여성 듀오로는 옥상달빛을 꼽을 수밖에 없다. (이 둘은 인기를 얻은 시기나 대강의 행동양식이 비슷해 짝패를 이루는 것만 같다.) 기본 실력에 입담, 외모가 모두 호감을 준다(특히 입담, 그리고 만담, 덧붙여 수다).
옥상달빛의 1집은 작년에 나왔던 ep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옥탑라됴' 같은 트랙도 여전히 들어 있고, 잔잔한 곡은 잔잔하고 발랄한 곡은 발랄하다. 굉장히 신선한 곡은 없지만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흡인력이 있고, 그래서 전체 평점은 높게 줄 만하다.
도드라지는 부분은 역시 가사다. 이를테면 '똥개훈련' 같은 경우는 편한 말투와 일상어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소격효과까지 일으킨다(한 번 듣기에 재밌기는 하지만 칭찬만은 아니다). 노래는 차분하고 진지한 듯하지만 가사와 음율의 괴리감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능청맞기 이를 데 없다. 이것은 노라조처럼 작정하고 코믹한 이미지로 나가는 것이라든가 10cm처럼 능글맞고 귀엽게 음흉스러울 정도로만 치고 빠지는 것과는 또 다르다. 털털하고 괄괄한 게 메리트랄까.
이번 앨범에서 아쉬운 점은, 개인 취향이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는 만담과 수다는 공연이나 방송에서만 들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녹음이 잘 됐더라도 b 트랙은 (10cm의 ep에 나온 말마따나) '아깝다고 생각 말아야' 하지 싶다. 정 안 되면 마지막 트랙으로 넣어주는 식은 어떨까. 영화 같은 것도 코멘터리나 삭제컷 같은 것은 작품 외에 서플먼트 형태로 있잖은가. 낱곡이 아니라 앨범 단위로 노래를 듣는 사람에게 곡과 곡 사이의 군더더기는 '없는 게 메리트'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