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쏙 드는 앨범이 없이 미적지근한 날들이 계속되더니, 4월 하순이 되면서 기대할 만한 가수들의 음반 발매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4집 <CIAOSMOS>였고,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지만서도 '아니, 이 양반들 왜 이래'라는 난감함보다는 '고민이 많았나 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업물이었다.
그러니까... 목소리와 멜로디의 흡인력은 여전하고 여러 장르를 매만져 녹여내는 솜씨는 좋은데, 뭐랄까... 조금 더 과감히 질러줬으면 어땠을까, 조금 더 하고 싶은 걸 더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은 욕심이 한편에서 떠오르는가 하면, 그래도 너무 멀리 안 가고 이것만 해줘도 어디야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지... 좋긴 좋은데... 이번 실험은 어떤 반응을 얻을지.
두 번째 기대작은 '일단은 준석이들'의 EP인 <찌질한 27살은 꿈을 꾸네>. 밴드 이름만 듣고는 '이건 뭐냐' 싶어 별 관심을 갖지 않다가 이전에 나왔던 EP 음원을 들어본 다음 '노래는 그럭저럭 괜찮네' 싶었는데, 공연장에서 한 번 보고 마음에 들어버렸다.
이번 EP는 전에 나온 EP에 있던 곡들을 리마스터링한 것에 몇 곡을 더 넣은 것인데, 느낌은 역시 '그럭저럭 괜찮네'다. 이래저래 편안한 느낌이 이 밴드의 장점일 것이다. 그나저나 나도 저 카준을 갖고 싶구나.
다음은, 옥상달빛의 정규 1집. 옥상달빛이야 이미 검증이 됐으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음반을 사서 노래를 들어봤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고 해도 그다지 실망하지 않을 테다. 설마 기본은 해주겠지. 그런데... 그렇다고 쳐도... 자켓 이미지가 왜 저러니...
그리고 발매가 임박한 다른 밴드로 눈뜨고 코베인이 보인다.
2집보다는 1집을 좋아하는 터라 이번 음반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신선한 발상을 담았을까 싶어 궁금하기는 하다. 알아서 잘 했겠지 뭐.
그 외에, '장기하와 아이들'이 2집 녹음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실제로 손에 쥐려면 아마도 6월 이후가 되겠지. 1집 이후에 아이돌화가 된 후로는 이들의 공연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새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과연 장기하가 어떤 음악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