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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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제목을 처음 접하였을 때, 특별한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일 것이라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보게 되었다. 책을 넘기며 만나게 된 내용은 제목 그대로 누군가가 죽은 집을 청소하는 직업을 갖춘 주인공이 나오는 것은 맞았지만, 장르가 소설이 아닌 에세이였다는 부분이 달랐던 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인 김완 님이 실제로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가진 분이었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본인이 겪었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적어둔 기록들의 모음이었다. 다만 단순 사건의 나열이 아닌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공감이 되게 서술해 두어서 책을 읽는 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런 상황이 되게 몰았으며 과연 나는 간과한 부분이 없는가 하는 반성도 해보았다. 언론 매체를 통해 접했던 단순한 사실과 다른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의 기록을 보며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 내재된 소외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괜히 주변을 더 돌아보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고 싶었다. 특별히 "무엇을 하여라.", "힘을 내어라."라고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듯하였지만 책을 읽으며 그러한 메시지가 가깝게 다가오는 듯한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수한 직업을 선택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수행하고 있는 저자에 대한 놀라움도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나는 무리일 것 같은 일을,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긴 시간 동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해 보였다. 그 속에서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만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 간곡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는 것이 뭔가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 사회의 많은 곳에서는 저자와 같은 꼭 필요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일을 수행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죽은 후의 누군가의 집에 대한 기록을 남겼기에 섬뜩할 수도 있겠다고 걱정하였지만,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책장은 너무나 잘 넘겨지는 가독성이 좋은 책이었다. 다만, 각 사연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의미를 생각하면서 보다 보니 읽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전개가 느릴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의 사회의 한 부분을 엿보고, 우리의 사회의 필요한 부분을 생각해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들을 고민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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