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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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8일은 광주 민주 항쟁의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역사적으로 가슴 시리고 아픈 날을 맞아 그날의 생생한 기억을 그곳에서 일상을 엿보는 듯한 글로 서술한 광주아리랑을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많은 글들이 518을 다루고 있었지만 이번 글은 앞선 글들과는 전개가 달랐다. 특정한 사건이나 주인공을 바탕으로 글이 전개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글이었다. 등장인물이 너무나 많았지만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사람이 없었다. 다 역사의 그 순간에서 자신의 숨결을 뱉으며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으나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지금의 민주주의의 기틀을 위해 타올라 버린 큰 불꽃들이었다. 글은 사건이 일어난 순차적으로 여러 곳에서의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었기에 드라마 한 편, 영화 한 편 본다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문체로 쓰여 있었으나 내가 넘기는 책장은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한 장, 한 장이 다 가슴 아파서 너무나 무서워서 역사의 순간이었으나 부정하고 싶어졌다. 사건이 깊이 전개될수록 호흡은 더 더 길어졌다. 거짓말 같았으나 이것이 진실이었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 또한 얼마나 맹목적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슴을 울리는 신파적인 요소도 놀랄만한 스토리도 전혀 없었지만 체감하는 글의 모든 주인공들이 안타까워서 이런 무서운 일이 일어났음이 놀라워서 무겁게 다가오는 글이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독자들은 역사 신문을 보는 듯한 생생한 중계에 그날의 아픔을 공감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또"라는 단어로 모르는 척하려고 했던 그날의 비극적인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통의 사람의 감정으로 보통의 아픔으로 느껴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광주 아리랑"은 마지막 장을 덮으며 숙연해지며 감사하게 되는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한 장 한 장이 가치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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