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정약용, 유관순에 이어 위인 찾기 그림책 네번째 이야기는 이순신이다. 어린 시절, 월리를 찾아라를 즐겨 읽으며 자란 나에게는 추억의 책을 떠올려주는 비슷한 형식의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그림 속 주인공을 찾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위인들의 삶을 보여주며 그 속에 함께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역사 공부와 놀이를 한 번에 잡았다. 출판 업계 종사자들은 머리가 참 좋다.
초등 6학년 1학기 국어 8.인물의 삶을 찾아서 단원 중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글 <제게 12척의 배가 있으니>가 나온다. 영화 이순신 3부작 <명량>, <한산>, <노량>의 주요 장면을 편집하여 활용하거나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이순신 인물의 가치를 파악하는 수업을 하면서 다른 자료가 더 없는지 고민하던 시점에 이 그림책을 만났다.
전쟁의 승자, 우리나라를 지킨 명장에 초점을 맞춘 영상과 달리 거북선과 이순신의 고민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그림책으로서의 딱 적당한 선을 지키며 서사가 진행된다. 중간중간 이순신을 찾는 재미가 수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맨 마지막 장에 들어 있는 이순신 연구 또는 거북선에 대한 여러 논쟁을 같이 살펴보며 이야기 나눌 거리도 충분하다. 쉬는 시간 그림책을 펼쳐보는 6학년들의 뒷모습이 오늘도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