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ㅣ 창비청소년문학 135
이라야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이트」라는 장편소설 책의 표지를 보면서 손에 붕대를 감으며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이 책은 표지에 나오는 붕대 감은 소녀, 열일곱 살 하람이 격투기 선수라는 꿈을 찾아 낯선 한국 땅으로 가출을 감행하며 건너와 벌이는 치열한 생존과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교사인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만 챙기느나 바쁘게 살고 있고, 모든 것에 무관심하여 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어머니 사이에서 외롭게 자란 하람은 외투 하나 없이 추운 겨울을 홀로 견디면서 스스로의 삶에 맞선다. 하람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과 맞서는 모습이 애틋한 감동을 전한다. 그런 하람에게 손을 내미는 이웃들과 친구들의 따스한 환대는 하람을 일으켜 세워줄 뿐만 아니라, 하람의 오랜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주며 따스한 감동을 전하며 하람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이 책은 누군가를 용서하거나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만은 담고 있지 않다. 상처를 애써 덮어두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얻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며 나아가는 한 소녀의 내밀한 성장 과정을 담담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조건 없는 환대와 조용한 다정함이 자리한다. 얼어붙은 몸과 마음에 온기를 건넨 노란색 패딩 한 벌, 등록비가 없어도 문을 열어준 체육관,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어른들의 따뜻한 시선들이 바로 그 온기이다.작은 시선과 손길은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갈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람을 지탱해 준 것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일상의 틈에서 묵묵히 건네진 진심이었다. 이 책은 너무 외롭고 혼자라고 느껴질 때에도, 누군가의 작은 다정함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