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고 있어 - 거리 위 아이들을 향한 양떼 목사의 마음
이요셉 지음 / 두란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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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이러한 소망의 공식에 의하면 현재의 녀석들은 소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예수가 없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한 영역이라도 절망이 존재하는 이유는 소망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단지 예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p. 80)

“14층의 숙소 발코니에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녀석들, 이렇게 무서운데 어떻게 뛰어내렸을까…. 녀석들은 혹시 사는 것이 이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살려 내야 한다. 더 이상 잃지 말아야 한다.” (p. 103)

“나쁜 기억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좋은 기억을 그보다 더 많이 남겨 주자. 그리고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그 상처와 나쁜 기억들도 언젠가는 하나님이 사용하실 큰 힘이 될 것이라 고백하자.” (p. 220)

서평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야 시간에, 죄악 가득한 거리에서 그들에게 복음을 들려주고자 애쓰는 젊은 목사는 아이들의 호출에 대답할 때면 으레 “지금 가고 있어”라고 남긴다. 그런 그의 말. 내가 오래전에 듣고 싶었던 말이다.

  ‘지금 가고 있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영혼을 바라보는 마음과 시선이 누구보다 강렬하다. 이런 영혼 사랑을 본 적이 없다. 저자의 사랑과 행함은 뭇 사역자에게 부끄러움을 안긴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눈물. 행여 과거에 위기를 경험해본 흔적이 있는 사람은 차마 제어하지 못할 만큼의 감동과 응어리가 교차한다. 위기는 위기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위기 밖에서 보거나 위기를 경험한 이후에 볼 때 위기는 실로 가슴 아프다. 그리고 위기는 위기를 위하는 마음이 커서 서로 연합하지만 간절한 의리와 사랑으로 지속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곳에 바로 예수님의 사랑이 파고든다. 놀라운 사역인데 저자가 그 일을 한다.

  지천명을 지나면서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게 부끄럽지만, 새벽 파출소의 공기가 어떤지 떠오른다. 그 아이들이 왜 내 곁에 있었으며 내가 왜 그 아이들 곁에 있었는지도 떠오른다. 고교 시절, 가장 많은 결석일과 가장 저급한 학교성적을 자랑하던 아직 짤리지 않은 전교 최고의 불량스러운 학생은, 교장의 서명만 남은 퇴학 서류가 책상 위에 있을 때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 태어나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했다. 그 약속에 책임을 져야 했던 아련한 기억을 오랜만에 더듬는다. 그래서 회복이 어떤 건지, 주님께 다시 돌아가는 것이 어떤 건지 그 감격을 알고 있다.

  모태신앙이지만 예수에게 모태를 빼앗겼다고 원망하던 나를, 교회 선생님은 끝까지 놓지 않았다. 선생님의 사랑과 은혜로 여기 이렇게 있으니 위기의 아이들 바라볼 때마다 주님의 사랑으로 이해하는 마음이 컸다. 너희들 마음 내가 안다. 잘 아는데 막상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 마음으로 여태껏 살았으니 이 책을 보며 미안함이 커진다. 받은 만큼 주지 못했음이 죄스럽고 미안해서 지금보다 더 좋게, 위기의 아이들 보는 시선과 눈빛을 온유하게 다듬기로 한다.

  이 책은 위기 청소년을 대하는 ‘사역자 매뉴얼’이라고 해도 된다. 그들을 생각만 하는 차원과 전혀 다른 영적 매뉴얼이다. 현장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입체적이다. 저자의 소망처럼 청소년 범죄가 사라져야 하고 위기의 아이들이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열매를 위해, 복음 아래 앞장서는 저자가 귀하다. 하나님의 시선도 같으심을 믿는다. 예수님에게 소망을 두는 훌륭한 사명자가 지은 책, 세상을 바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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