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오션 브엉 지음, 김목인 옮김 / 시공사 / 2019년 9월

이 소설을 색깔로 표현하면 보라색이다. 우중충한 보라색 하늘, 맞아서 생긴지 조금 된 멍. 흔하게는 아시아계라 ‘마이너 필링스‘가 깔린 소설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주인공의 슬픔은 그런 높은 정치적인 분석보다는 사랑, 관계, 가족, 혐오, 차별의 일상 경험에 더 밀접하다고 본다.

[100자평] 하필 책이 좋아서

하필 책이 좋아서 - 책을 지나치게 사랑해 직업으로 삼은 자들의 문득 마음이 반짝하는 이야기
김동신.신연선.정세랑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월

직업인들만 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동료들을 생각하는 따뜻함까지 들어있다. 이 책을 읽으니 도서관에 갈 때마다 책 제목이 쓰여있는 책등이 자꾸 눈에 보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없을 수 없는 책.

[100자평] 리듬분석

리듬분석 - 공간, 시간, 그리고 도시의 일상생활 ㅣ 카이로스총서 25
앙리 르페브르 지음, 정기헌 옮김 / 갈무리 / 2013년 5월

장소를 보는 게 아니라 듣는다는 것. 한 장소를 면이 아닌 선으로 혹은 리듬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다. 매일 타는 버스의 오고 감, 엘리베이터의 위아래의 이동, 녹색불이 켜지면 건너는 사람들과 빨간불에 멈추는 사람들. 기호, 몸, 물질, 불빛들의 리듬이 흥미로웠다.

[100자평] 시팅 프리티

시팅 프리티 - 턱 없는 세상을 향해
레베카 터식 지음, 이시현 옮김 / 반원 / 2024년 1월

아주 쉽게 읽힙니다.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휠체어 이용자이자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작가가 보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아마존이나 서평 사이트에서도 많이 권하는 책입니다! 영어본 부제는 ‘나의 평범하고 탄력 있는 장애 몸으로 보는 시선‘입니다.

[100자평] 이지 뷰티

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클로이 쿠퍼 존스 지음, 안진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이 책에는 옳음과 그름에서 빗겨나는 다양한 맥락의 생각들이 퍼져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마주한 예상 못 한 차별과 혐오,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산을 가진 자녀, 유랑하며 떠오르는 기억들, 아들과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삶의 복잡성을 잘 드러냅니다. 글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