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알고 있지만 읽지 못해서 부채가 된 책들

전 세계에서 하루에 몇 권의 책들이나 출판되고 있을까요? 종류를 만화책, 소설책, 전자책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수가 하루에 몇 백 권을 넘어서 몇 천권까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많은 책들이 끊임없이 출판되는 시대에 이 세상에 출판되는 모든 책들을 읽을 수가 있을까요? 저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새롭게 출판되는 책들 뿐만 아니라, 이미 출판된 유명한 책들조차도 모두 읽기에는 절대 불가능할 거 같은데요.
이렇게 책들이 많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잘 쓰였거나, 너무 유명한 분에 의해서 쓰인 책은 들어보고 싶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많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학교의 수업시간에, 뉴스 기사 속에서,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서, TV, 라디오와 같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도 듣게 됩니다. 책을 좋아하거나,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듣게 된 책은 언제가 읽어야 하겠다는 책이 되고는 하는데요. 이런 책들이 한 권, 두 권을 넘어서면 읽어야 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져 버려서 갚지 못하는 부채들을 안고 있는 느낌까지 들고는 합니다.
다행히도 알게 된 책들이 읽기 쉽거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좋지만, 주변 배경이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들도 읽기 때문에 이런 책들은 더 읽기가 힘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우연히도 tvN에서 하는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읽지 못했었던 책들을 예능의 형식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라서 부담 없이 즐겁게 보았습니다. 책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간접적으로 읽는 듯한 행복감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걸 보고 아쉬워했는데요. 유사한 프로그램을 tvN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는 이 전에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를 성공시켰던 정민식 PD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프로그램이 책의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이 프로그램을 다 보면 책 한 권을 다 읽은 효과가 있다면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는 '오늘의 독썰가'들이 책을 통해 얻은 자신의 '견해'를 다양한 현실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며 쉽게 고객을 끄더이며 동의하는 자신을. '저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른데?'라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답의 시대가 아닌 견해의 시대다'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고 각자의 의견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충돌하고 갈등을 빚어내는 요즘, 나만의 견해를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는 바로 그런 고민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본인만의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TV를 보시거나,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ㅣ 도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 [메트로폴리스]

저는 도시와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이번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서 [메트로폴리스]라는 책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이 책을 소개해주는 파트를 다른 책들보다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이 책을 소개해주신 분은 명지대학교 특임교수이며, 경제학자인 박정호 교수님이었습니다. 이 분은 책을 읽을 때 한 주제를 정해놓고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다섯 권에서 열 권 가까이 한꺼번에 읽는 편이라고 하시는데요.
저도 어떤 분야에 빠지면 그 분야의 책들만 주야장천 읽어가는 편인데요. 이렇게 한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은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또 같은 주제라도 다양한 관점으로 읽다 보면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습니다.
박정호 교수님이 소개해주시는 [메트로폴리스]라는 책은 코로나19라는 큰 변화를 겪은 이후 집필된 책이기 때문에 도시라는 공간적인 변화를 코로나19까지 포함해서 조망하고 있습니다. 또 이 책은 668쪽으로 두께가 어마어마한데요. 초기 4대 문명의 발생지부터 최근에 형성된 우리나라의 송도까지 세계 26개 도시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제시하고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책에는 다양한 도시의 기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서도 각각의 주제별로 도시들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문명이 발생하게 되었다는데요. 이 주제를 통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류 4대 문명지 중 하나였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고대 문명이 형성된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도시의 이면에 존재하는 빈민촌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현재 전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빈민촌에 거주하고 있다니 어마어마한 숫자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 4명 중 한 명이 빈민촌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거주 형태가 중 하나가 빈민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밖에도 빌 게이츠가 회사의 본사 위치를 옮긴 이유와 커피 한잔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 등에 관해서 [메트로폴리스]의 두꺼운 책에서 나오는 내용 중 박정호 교수님이 고른 다양한 주제들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ㅣ탐험가의 다른 관점을 갖게 된 책 [실크로드의 악마들]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서 소개된 또 다른 책은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입니다. 이번 책은 경희대 사학과 교수인 강인욱 교수님이 소개해준 책입니다 여기에는 재미난 태그들이 있는데요. #탐욕이 만든 역사, #영화 <인디애나 존스>입니다. 이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혈압이 오르는 책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인가의 탐욕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게다가 고고학자들의 이야기를 위인전처럼 포장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책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고학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영화 <인디애나 존스>(1981) 일 텐데요. 그런데 고고학자들은 <인디애다 존스>를 제일 싫어하는 영화로 꼽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고고학자를 실제 조사나 연구가 아니라 폭파하고 유물을 약탈하는 것으로 영웅화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크로드의 악마들]은 20세기 초 당시 사람들에게 미지의 땅이었던 중앙아시아 지역을 누볐던 수많은 탐험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합니다. 초판 1984년에 나왔으니까 꽤 옛날 책입니다. 저자 피터 흡커크는 약 100년 전 실크로드의 탐험을 자주 생동감 있는 필체로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실크로드 그 환상뿐 아니라 이면에 숨겨진 탐험가의 어두운 모습, 유물에 대한 탐욕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당시 실크로드의 탐험가들이 문화재를 마음대로 파괴하고 훔쳐가는 처참했던 현실을 너무나 당연한 듯 이야기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당시 탐험가들이 실크로드의 유물을 톤 단위로 빼내가면서 그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표현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유물을 발견한 덕분에 자국에서 존경과 추앙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에 관해서 소개된 글을 읽는 내내 떠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바티칸이었는데요. 그곳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데 그 이유가 그곳에 가야만 역사적인 조각과 벽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크로드의 악마들]을 읽으면서 그들을 추악한 모습들을 보게 되고 결국 약탈한 사람들만 배불리 먹고사는 것에 관해서 분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ㅣ 인간과 지구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는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제가 서평의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은 바로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를 소개해주는 파트입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대기과학자 조천호 교수님이 책을 소개해주시는 파트인데요.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의 저자 요한 록스트룀은 지구 환경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라고 합니다. 2009년에 요한 록스트룀과 28명의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 그룹이 '지구 한계'라는 개념을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제 성장을 목표를 향해 내달려 왔는데요.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더욱더 가치 있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거입니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식량, 삶의 거주지 이런 것은 우리가 지구 환경으로부터 공급을 받는데 바로 여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환경은 안정적이지는 않다고 합니다. 특히 기후는 자연적으로 계속 변화되어 왔다고 합니다. 여기서 기후와 날씨를 구별해볼 필요가 있는데, 날씨는 사람으로 따지면 기분과 같다고 합니다. 맑고 흐리고 비가 오고 천둥 번개가 치고 순간순간 바뀌는 것입니다. 기후는 날씨가 30년 동안 평균이 된 상태입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성품이라고 하는데요. 성품이 쉽게 변화는 게 아닌 것처럼 기후는 지속돼야 되는데 변화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람도 성품이 확 변화면 어른들이 '죽을 때가 온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요. 지속돼야 되는 게 갑자기 바뀌면 위험하다는 것을 옛 어른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반면 날씨는 변화가 일어나야 정상인데 기후변화가 일어나다 보니까 똑같은 날씨가 계속되려고 한다고 합니다. 여름에 구름 한 점 없으면 맑고 좋은데 그 상태가 일주일 계속되면 폭염이고 그런 날이 한 달 두 달 계속되면 가뭄이 들고 그런 날이 1~2년 계속되면 사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똑같은 날씨가 지속된다는 것은 굉장히 안 좋은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기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날씨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기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도 느끼는 것이 날은 점점 더워지거나 더 많이 추워지고 있는데 매일매일의 날씨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겨울에서 봄이 되는 시점에 봄비가 많이 내렸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봄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똑같은 은 날씨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구는 물질적으로 유한한데요. 더 이상 여기서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달성될 수 없습니다. 지구는 유한하고 물질적으로 고립된 세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량 생산, 대량 소배, 대량 폐기를 합니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 지구의 에너지와 자원을 엄청나게 빼다 쓰고 있습니다.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 오염 먼지를 배출하고 쓰레기를 쌓아두고 있습니다. 순환이 되지 않습니다. 지구는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해야 되는 곳인데요. 한쪽은 고갈시키고 한쪽 쌓아두는 이런 세상은 자연법칙에 의해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바로 보이는 큰 위협이었다면은 기후위기는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온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죽어가는 온탕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것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