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 창비소설집
공지영 지음 / 창비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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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지영을 생각하면 단박에 80년대가 떠오른다. 그만큼 오욕과 광기의 역사로 점철된 시기였으니 그 누구도 쉬이 잊을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답답한 느낌은 뭘까. 그러한 소재로 여러 단편을 써내려간 작가의 글을 보며 나는 이내 착잡함을 지울수 없었다. 다소 작위적이라고도 말할수 있을 단편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인간에 대한 예의>는 표제작인 인간에..와 더불어 80년대의 현상황을 누구보다도 더 감질나게 다루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는걸까. 작위적이면서도 촌스런 상황들을 제하고도 그녀의 소설들이 아직까지도 공감되는 건 정녕 역사의 연속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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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
레이몬드 카버 지음, 안종설 옮김 / 집사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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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카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사실 내겐 조금 부담스러운 작가임에 분명했다. 영화화된 소설, 숏컷을 펼치며 솔직히 처음에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서두가 생략된 그의 단편을 읽어내려가며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느꼈기 때문이다. 무슨 소설이 이래. 본론으로만 유지되는 것 같군.

뒷 편에 첨부된 하루키식 해설을 읽으며 과연 내가 읽어내려온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모든 소설은 평론을 거침으로, 비로소 완성되어지는 것 같다. '발밑에 흐르는 강'을 읽으며 왜 나는 하루키가 느꼈다던 그 전율을 맛보지 못한 것인지를 잠시 고민하다 '상자'와 '이 주행거리는 진짜니' 등등을 섭렵하며 비로소 레이몬드 카버에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아직 영 개운치는 않지만 왠지 뭔가를 조금 알아가는 느낌이다. 당분간 내 책상위를 채워줄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 부디 좀 더 친해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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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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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이 책만 생각하면 왜 이리 웃음이 날까. 그만큼 즐겁고도 신나는 책이다! 줄거리는 무지 간단하지만 똥을 이고; 범인을 찾으러 다니는 두더쥐의 여정이 자못 흥미롭다. 각 동물들의, 분비물은 제각각 모양에 따른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에 의한 교육효과이겠지만 나는 무작정 즐겁다. 꼭 소장해서 우울할 때마다 한 번씩 들여다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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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chi Sakamoto - Moto.tronic
류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작곡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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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를 알게된 건 Merry Christmas Mr. Lawrence 를 통해서 였다. 단조로운듯 시작되는 선율은 점차 리듬을 타며 나름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나는 가슴 속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실로 마법 같은 선율이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 이 곡이 이번엔 Forbidden Colours 로 돌아왔다. 경음악으로만 연주되던 곡이, 이번엔 류이치 사카모토가 직접 가사를 붙힌 노래로 돌아왔다. 이 곡을 듣자마자 또다시 매료된 나는 이내 넷상을 돌아다녀 봤으나 Forbidden Colours 의 가사를 구할 순 없었다. 그러나 들어도 들어도 사카모토의 허스키한 음색과 단조로운 음율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밖에도 앨범 속엔 Energy Flow 나 The Last Emperor, Opus 같은 곡들이 담겨져 있으며 편곡의 귀재인 사카모토의 손길에 의해 좀 더 그윽한 감성으로 재탄생되었다.

꼭 들어볼만한 앨범이다. 그의 음악을 놓치는 건 더할 나위없는 손해로 머무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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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쪼가리 자작 - 칼비노 선집 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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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았다. 세상에, 사람을 반쪽으로 분지르는 설정이라! 칼비노가 묘사하는 동화적 상상력과 그 속에 존재한 삶의 페이소스들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의 주제이자 교훈은 절대 선과 악은 결코 공존할수도 없고,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어우러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악한 자작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곧이어 나타난 선한 자작에게 환영의 인사를 던진다. 하지만 그들의 환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을 잃고 말았다. 무엇보다 선한 자작은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과 악이 결합되는 순간은 자못 흥미진진하다. 둘의 싸움은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뿐 아니라 당사자들에게도 적잖은 흥분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금 완전한 하나의 모습으로 돌아온 자작은 그저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 모습은 그저 선과 악이 적절히 어우러진 보통 인간의 모습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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