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 단숨에 이해하는 다이제스트, 책 읽어드립니다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페스트>는 알제리의 해안에 있는 오랑이라는 도시에 쥐 한마리로 시작된 페스트와 그에 맞서 싸운 10개월 간의 기록을 그려낸 소설이다. 

소설에서 인간 대 페스트균의 장장 10개월에 걸친 사투끝에 페스트균은 자취를 감춘다. 허나 작가는 페스트균은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며, 앞으로 언젠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로 소설을 끝맺는다. 그 경고는 유효했다. 당장 근래의 사스나 메르스를 겪어 경험치를 쌓았다고 생각했던 우리 앞에 코로나19가 등장했다. 처음엔 과거와 다르게 정보 공개가 투명한 덕에 그저 페렴에 불과한 병이 너무 확대해석 되는게 하는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허나 코로나19 발현 두달 만에 전 세계 1만8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 중에 만 여 명이 죽었다.

놀라운 건 소설 속의 오랑시와 현재의 세계 모습이 무섭도록 닮아 있다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앞장서서 싸우는 사람(리외나 타루, 파늘루 신부와 랑베르), 의연하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사람(그랑), 자기만 살겠다고 밀수를 하고 폭리를 취하는 사람(코타르) 등 소설 속 군상들의 모습은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카뮈는 오랑시라는 공간에서 발생한 페스트의 진행과정을 보여주며 전염병의 공격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살아가기에 반드시 선한 의도만으로 살수는 없다. 때로는 나쁜 의도없이 폐를 끼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는다는 사실이다.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은 쓸데 없다. 제 할 일만 잘 해내면 된다. 국가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위험 요소를 신속히 파악한다. 시민은 각자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되, 가능한 범위내에서 서로를 돕는다. 그 것 뿐이지만 그 것이 다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인간 뿐이다.

훌륭한 책이다. 다이제스트판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울림이 크다. 완역본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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