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테미스' 라는 이름의 달 최초이자 유일한 도시는 지극히 지구의 그것과 닮아있다.
부자가 있고 노동자가 있으며, 그 곳에 관광하러 오는 자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재즈는 노동자 계급으로, 끊임없이 신분 상승과 부(富)를 노리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녀는 불법 밀수업을 돕고 있는 중간 배달자이지만,
한 편으로는 스스로 주장하기에 도덕적이기때문에 총과 같은 옳지 못한 물건들은 밀반입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는 자신의 단골 중 한 명의 제안으로 큰 돈을 만질 기회를 갖게 되고, 결국 어마어마한 일에 엮이고 만다.
노동자 계급의 사람도 필요하다. 'J.돈많아 넘쳐흘러 3세' 께서 스스로 변기를 닦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p. 21
SF소설이기도 하면서 장르적인 면에 있어서 액션,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앤디 위어의 소설 [아르테미스] 에서
나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건
무언가 알 수 없는 음모에 빠져 있는 듯한 주인공과 그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진행 방식이라든가 플롯 자체가 아닌,
아르테미스에 대한 설정이다.
과학이라곤 초, 중, 고등학교 때 배운 게 다인 나로서는 작가의 진짜같으면서도 '그럴 법하지 않은 ' 달 도시가 꽤나 인상적이다.
이곳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걷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
p. 22
임신한 상태로는 달의 중력에 있을 수 없다. 아기가 선천적 장애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곳에선 아이를 기를 수도 없다. 뼈와 근육 발달에 좋지 않으니까.
p. 50
지구에서는 휠체어에 못 박혀 있어야 하지만 달에서는 목발을 짚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트론은 부사장을 여러 사람 뽑아 회사 대부분을 맡기고 아르테미스로 이사 왔다. 그리고 레네 란비크는 아주 손쉽게 다시금 걷게 되었다.
p. 67
이 밖에도 담배가 달의 도시에서 금지되어 있는 이유는 화재 발생시 도망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달과 지구의 중력 차이때문에 서로의 성관계를 새로이 하기 위해 노년 커플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라는 것,
그리고 커피가 맛없고, 인터넷이 지구보다 4초 정도 느리다는 소소한 사실들이 나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히로인 재즈가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 설마하니 그녀 혼자 난관을 헤쳐나갔을 리는 없고
당연히 주위에 남자들이 있다.
이들은 그녀에게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며 때로는 이성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재즈는 자기 자신이나 돈 문제 말고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믿어줘서 고맙군. 하지만 넌 안전하려면 내 곁에 있어야 해."
p. 272
"10만 슬러그는 넣어둬. 난 다른 걸 원하니까. 다시 친구가 되고 싶어."
p. 199
끊임없이 재즈를 체포하기위해 쫓고 있지만 심각할 정도로 잘 생겨서 단기적 관계의 상대로 좋은 루디,
비록 재즈의 전 남친과 사랑에 빠졌지만 인생에 하나 정도 있으면 좋은 게이 친구 데일,
거기에 서로 투닥투닥 말다툼하며 대하는 법을 잘 모르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끌리는,
그러면서도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스보보다까지.
아빠까지 더하면 총 넷.
인생의 한 시점에서 동시에 네 남자가 있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앤디 위어의 소설 [아르테미스] 를 읽는 내내 느낀 건, 이 소설이 꼭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다.
캐릭터가 확실한 여주인공, 그런 그녀를 둘러싼 주변의 남자들, 그리고 산체스 알루미늄 공장에서의 실감나는 장면 등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