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더운 여름 및 쓸쓸한 가을 날씨 모두에 잘 어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반전 소설이 여기에 있다.

영화화가 예정된 사라핀보로의 심리 스릴러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 가 그것이다.

북폴리오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질투와욕망에 관한 것으로서, 

한 여성의 깊은 집착과 병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른 여자가 생겨 떠나버린 남편에 대한 애증을 갖고 아들인 애덤만 보면서 살아가는 루이즈.

루이즈의 상사인 동시에 불륜을 이어가는 남성 데이비드.

넋을 잃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데이비드의 부인인 아델.

그 중에서도 주인공격인 루이즈는 전에 읽어 본 북폴리오의 스릴러 반전 소설 [걸 온 더 트레인] 의 주인공 레이첼과

 매우 비슷한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둘 다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녀가 되었고 매일 계속되는 술로 체중이 증가하였으며

 불면증 혹은 야경증으로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루이즈와 레이첼 사이에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자에게는 아이가 있고 후자에게는 없다는 정도이다.




그러고 나서 애덤이 집에 올 때까지 요리, 청소, 쇼핑을 한다. 다음으로 숙제, 차 마시기, 목욕, 책 읽어 주기, 아이를 잠자리로 보내는 일까지 마치고 나면 와인과 내 불면증 차례다.


p. 22




일반적으로 잠에서 깨면 나는 혼란스러운 상태로 말이 안 되는 문장을 겁에 질린 듯 중얼거리면서 내 침대 옆이나 애덤의 침대 옆에 서 있곤 했다.


p. 27




두 여성 모두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라서 이성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즈는 데이비드의 사랑을 얻게 된다.




그가 나를 쳐다보자 나는 그 자리에서 녹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당신은 사랑스러워요."


p. 150




데이비드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안 후로 루이즈는 자제하려 하지만 서로의 매력에 이끌려 거부할 수 없다.

한 편, 데이비드는 이미 아내로부터 정을 뗀 상태였기에 죄책감이 덜 한 상태에서 루이즈를 만난다.

일부일처제는 인간이 만들어낸 부자연스러운 제도라고 누군가 말 한 적이 있다.

우리 모두는 문화인이고 교양있는 시민이기에 나라에서 만든 법을 지킨다.

비록 간통죄는 사라졌을 지언정 사회적으로 금기시하는 불륜을 드러내고 자랑스러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끔씩 생각하게 되는 건, 사람이 끊임없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원하고 새로운 누군가를 원한다면

 굳이 한 사람과 평생을 살 필요가 있는가이다.

성숙한 국민으로서 법치주의를 존중함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본능을 억누르지 않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싱글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역시 결혼을 하지 않은 또 다른 누군가와 만나고 연애 혹은 하룻밤의 사랑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 결혼 후의 모든 만남은 불륜으로 낙인 찍힐 뿐이다.






데이비드를 향한 아델의 사랑은 그야말로 '미친 사랑' 이다.

그녀의 심리를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문장을 읽어보면 

단순한 불륜 남녀의 애정 행각으로 비추어질 수 있었던 이 소설은 스릴러가 되어 버린다.




나는 내 외모의 영향력을 즐겼다. 다르게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는 데이비드를 위해서 나 자신을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대단히 노력한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그를 위한 것이다.


p. 31




사실 그에게 이렇게 조용한 힘을 발휘하는 걸 나는 꽤 즐기고 있다. 집에 갇힌 사람은 나이지만, 그가 알고 싶어하는 건 내 머릿속에 숨겨져 있다.


p. 216




"당신은 날 절대 떠날 수 없어요, 데이비드."

내가 말했다. 그의 이름을 소리 내서 부르는 건 역시 좋았다.

"당신도 알잖아요."

이것은 위협이었다. 언제나 위협이었다.


p. 229




자신의 아름다움을 적극 활용할 줄 아는 아델은 

재활병원에서 만난 대마초 중독자 롭도, 남편의 환자인 앤서니도, 심지어는 남편의 불륜상대인 루이즈마저 사로잡아 

자기 마음대로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린다.

아무 말을 하지 않고서도 멍이 든 얼굴 하나로 폭력 남편에게 맞고 사는 비운의 여성 이미지를 즐기면서 

상황의 흐름을 뜻대로 가게 만든다.

어릴 적 농장에서 보고 반한 이후로 성인이 된 후까지 계속하여

 데이비드를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 하고 있는 아델의 이러한 집착의 원인은, 

유년시절 바쁜 부모의 보살핌을 자주 받지 못한 결핍에 기인할 수 있겠다.






오스트리아의 생리학자이면서 정신병리학자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심리성적발달 5단계에 따르면

 4~5세에 이른 남근기의 유아는 부모에 대한 감정과 행동을 발달시키는데, 

이 때 발생하는 것들 중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있다.

아델은 이 둘 다 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데이비드 뿐만 아니라 루이즈에 대한 비틀린 집착도 보인다.




나는 루이즈를 사랑한다. 정말로 사랑한다. 그녀가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p. 218




그녀의 몸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강하고, 탄탄하고, 늘씬하게 느껴졌다. 내가 이 새로운 루이즈를 창조한 것이다. 편안한 침대에 누우면서 나는 잠시 자부심을 느꼈다.


p. 322




내 새로운 친구가 나를 배반했고, 나는 그녀에 대한 분노와 부러움으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그녀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p. 163




" 난 당신이 나를 가장 사랑하기를 바랐어요."


p. 494




살 찌고 자신보다 못난 외모의 루이즈를 경멸하는 한 편, 그녀의 즐거운 에너지를 부러워한다.

싸이코적인 성격의 아델은 루이즈와 마찬가지로 야경증 증상을 보이는데, 여기에 마약이 더해지면서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마음대로 꿈을 조절할 수 있는 건 물론, 이미 아는 장소는 직접 가서 볼 수도 있다.

영문학 사조 중 초현실주의가 있다.

초현실주의란 인간의 일상지각이나 의식이 소멸된 영매상태를 의미하고, 

꿈의 기록, 무의식의 세계, 비이성의 세계를 지향하며 프로이트의 영향으로 에로티시즘을 지향한다.

그저 스릴러 소설이었던 사라 핀보로의 [비하인드 허 아이즈] 는 아델의 초현실주의적 행동으로 인해 미스터리로 나아간다.




그녀는 떠났다. 죽은 게 아니라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p. 514







과연 악마는 데이비드일까 아델일까라는 의문은 중간에 쉽게 풀린다.

진짜 반전은 여기가 아니라 마지막에 등장한다.

"What a twist!" 라고 외칠 만한 장면이라서 영화로 보면 더 자극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궁금하면 지금 당장 오프라인 or 온라인 서점에 가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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