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제 19대 대한민국의 대통령 문재인의 이름을 연일 뉴스에서 들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이 가는 기사가 있으니, 다름아닌 그의 강아지 마루와 고양이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가서 키운다는 내용이다.
예전에 前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은 고양이 삭스 클린턴을 백악관에서 키운바 있다.
이와 같이 대통령과 함께 그의 곁에서 키워지는 반려동물을 퍼스트펫이라 부른다.
마치 대통령 영부인을 퍼스트 레이디라고 일컫듯이 말이다.
비단 대통령뿐만 아니라 화가, 디자이너,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고양이와 함께 지내왔고, 
몇몇은 사람에 버금갈 정도의 대단할 애착을 지니기도 했다.
북폴리오에서 출판된 샘 칼다의 일러스트북 [그 남자의 고양이 : Of Cats and Men] 은 역사상 유명인물, 
그 중에서도 남성 셀럽들과 그들이 키우는, 혹은 키웠던 고양이들에 대한 아트북이다.



고양이는 '인간에 의해 키워진다' 기 보다는 '인간을 집사 정도로 보고 자신이 위에 군림' 하는 이미지로 자주 보여진다.
쓰다듬으면 자신을 만졌다고 귀찮아하면서 때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집사' 를 확 긁고 달아나는 고양이를 보면,나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우리 집에 붙어있나싶다.생각해보면 따뜻한 잠자리와 먹이, 즉 무료 숙식을 제공해서?집에 대한 애착이 별로 없는 건 확실한 듯 한데,마치 집 안 사람들이 잘 있나 확인하듯 들어와 얼마 안 있다가 또 다시 나가는 걸 반복한다.



고양이는 가끔 그냥 없어집니다. 주위에 있을 때 사랑해주고 고마워해야 합니다.

p. 84
집사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고양이가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차에 치이지 않기를 바라는 정도이다.이처럼 고양이는 속박을 싫어하기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될 동물이다.때로는 뚫어지게 나를 쳐다보는 고양이를 보다 보면 동물보다는 사람에 가깝게 느껴진다.



고대에 고양이들은 신으로 숭배되었다. 고양이들은 그걸 잊지 않았다.

p. 4


아트북 [그 남자의 고양이] 는 흥미로운 도서이다.
유명인들이 고양이에 관해서 한 말을 마치 사상이나 시대를 바꿀 정도의 명언인 것 마냥 캘리그라피로 중간 중간 실었다.
그래서 그 문장을 읽다보면 대단한 명문처럼 느껴지는 착각이 든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상의 소개를 받지 않아도 나는 그의 친구이자 동지다. 

- 마크 트웨인
고양이의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무엇인가?

- 찰스 디킨스



캣맨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공감이 갈 만한 글귀들, 
만약 '댕댕이' 라 불리는 강아지와 함께 하는 애견가라면 공감은 가지 않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 수긍은 갈 글귀들이 많이 보인다.
마치 '쉬어가는 페이지' , 아니면 챕터를 구분하는 장처럼 구성된 명언 코너는 이토록 흥미롭다.


이름을 들어봤거나 심지어 열심히 공부했던 유명인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누구나 다 아는 사과와 아이작 뉴턴,[허클베리 핀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등 미국의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줄거리와 언어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던마크 트웨인,그가 뭘 했는지 자세히는 몰라도 대부분 알고 있는 윈스턴 처칠,대학교 4년 내내 지겹도록 공부한 T. S Eliot,그와 함께 영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많은 일화를 지닌 어니스트 헤밍웨이,화보 한 장이면 끝인 말런 브랜도,힙한 사람들이라면 다 이 사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앤디 워홀,이제는 고양이 슈페트로 더 유명한 칼 라거펠트,우리나라 30대 남성들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엄청난 음악성의 프레디 머큐리까지.

이 중에서 그가 캣맨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건 T. S. Eliot과 칼 라거펠트 정도이다.특히 뮤지컬 [캣츠] 를 보고 홀딱 빠져버려 DVD를 구매하고,원작이 되었던 T.S. Eliot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을 직접 사서 보기도 했다.고양이를 의인화하여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시 속에서 엘리엇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캣맨들 중에서 마초 작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뜻밖이었다.그가 사랑한 나라 쿠바, 그리고 술 모히토, 아버지의 권총 자살을 생각하다 보면그가 고양이를 애정어린 손길로  쓰다듬는 모습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가 '가르랑 공장', '사랑의 스펀지' 라고 애정을 담아 부르던 고양이들은 파파의 부드럽고 섬세한 면을 보여준다.

p. 54




캣맨에 대한 일화 속에서 언급된 작품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예컨대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웨인이 그렸던 기괴한 고양이 그림이라든가, 
후지타 쓰구하루가 삽화를 넣은 시집 [고양이 책] 이라든가, 
앤디 워홀의 일러스트북 [샘이라는 고양이 25마리와 파란 고양이 하나] 라든가.

우리가 몰랐던 유명인들의 의외에 모습을 즐거운 색감과 함께 엿볼수 있는 아트북 [그 남자의 고양이].
스트레스로 머리가 터질 지경일 때 보면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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