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스트레스받는 일상으로부터의 휴식 - 컬러링북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냥 책이 아니라 컬러링북으로서, 2년전 쯤 불기 시작한 컬러링북 열풍에 이어진 책이다.
아이들에게 색칠공부가 있다면, 어른들에겐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심신의 평화를 위한 컬러링북이 있는 법.
만약 '힘들게 색칠해야한다.' 는 압박감을 가지고 시작할 분들은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건 책장을 펴는 순간부터 다 읽는 순간까지 몇 시간, 혹은 며칠 안에 끝내야 하는 그런 소설책이 아니다.
그저 심심한 날, 아니면 뭔가 끄적이거나 그리고 싶은 날, 그것도 아니면 너무 짜증나는 날, 
나의 주의를 어딘가로 돌리기 위해 꺼내어 쓸 수 있는 컬러링 북이다.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칠하지 않아도 된다.
한 장 한 장 빼놓지 않고 다 칠할 필요도 없다.
내가 원하는 날, 원하는 장을 펴서 칠하고 싶은 만큼만 색칠하면 되는 거다.
배경을 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는 그 누군가도 아닌 오로지 나의 선택일 뿐이다.


무한도전 팬심 저격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꼭 다시보기로 보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다름아닌 [무한도전] 이다.
유재석, 박명수, 하하, 정준하, 황광희, 양세형 이렇게 6명 멤버들의 호흡이나 애드립, 유머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입가에 큰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 사회의식을 톡톡히 갖고 있는 가방끈 긴 남자, 김태호 PD의 연출력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속에 녹여내는 그의 능력은 대단하다.
드라마는 유치해서 못 보겠고 - 요즘엔 스케일이나 내용, 구성이 탄탄해지고 좋아졌다. - 
뉴스는 답답해서 못 보겠는 내게 [무한도전] 은 유일하게 보게되는 TV 프로그램이다.

나와 같은 [무한도전] 팬이라면 한번쯤 눈여겨 볼 만한 책이 있다.
"책이라고? 아.. 나.. 책 같은 거 싫은데." 라고 불평할 만한 사람들도 환영할 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은 검정색 글씨로 빽빽하게 꽉 차여진 책이 아니라, 하얀 공간에 검은 선만 있는 컬러링북이니 말이다.
[무한도전 컬러링북] 안에는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스티커까지 있어서 개인 소장하거나 소지품에 붙이기도 좋다.
정 뭐하면 주위 초등학생들에게 나눠준다면 그 순간이나마 인기 좀 얻을 것이다.



색칠을 하면서 되새겨보는 무한도전의 역사




'어! 이게 어느 회차였더라?' 라고 생각하며 궁금해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뒤쪽에 보면 각 그림별로 몇 회 무슨 무슨 편이라고 친절하게 나와 있으니 말이다.

사실 [무한도전] 은 [무모한 도전] 에서부터 시작했다.
그 땐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하는 삼류 예능 프로그램으로 여겨졌는데, 
노홍철, 전진, 길 등의 많은 멤버들과 게스트들이 거쳐가면서 대한민국의 국민 프로그램이 될 정도로 성장할 줄 몰랐다.

[무한도전] 과 함께 나도 자라온 것이다.
작은 꼬꼬마였던 나는 그들과 함께 비판의식을 갖고 사회에 참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아프지마 도토 도토잠보', 극한알바에서 상하차 알바로 고생한 하하 등 그림만 보면 절로 떠오르는 프로그램의 장면들이 있다.
색칠을 하든 안하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어느새 [무한도전] 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해 왔다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다.




초등학생 때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 집어든 색연필




그렇게 꺼냈다. 색연필을.
이제 샤프나 펜 아니면 그 어떤 필기구도 사용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디엔가 박혀 있던 색연필을 꺼내어 조용히 나만의 색칠공부를 하려고 한다.

이제 시작인건가!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



우리를 들썩이게 하는 가요제는 내가 [무한도전] 에서 특히나 좋아하는 코너이기도 하다.
2015년에 했던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멤버들과 태양, 지드래곤, 자이언티, 밴드 혁오, 아이유, 박진영, 윤상, 효린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그 후 수개월동안 전 나라를 흥겹게 만들었다.

나는 컬러링할 때 우선 내게 뜻깊은 회차들을 골라서 하려고 한다.
그래서 처음으로 택한 게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이다.
색칠하다보면 '레옹', '맙소사', '스폰서', '멋진 헛간', '아임 소 섹시', '마이 라이프' 등 그들이 불렀던 노래가 하나씩 떠오른다.
당시 멜론 실시간 차트 TOP을 휩쓸었던 곡들이니 그럴 법도 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작년(2016년) 내 생일날 방영했던 494회 '광복특집 - 도산을 찾아서' 편을 아직도 기억한다.
무도 멤버들은 단순히 미국 캘리포니아에 놀러 가는 줄 알았지만, 사실 민족의 역사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심지어 나조차도 여행 목적으로 두 번이나 갔었던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거리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이자 헐리우드 최초의 한국인 배우였던 필립 안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지 몰랐다.

역사 + 힙합 프로젝트까지 더해져서 무도는 
그릇된 국정교과서에 맞서 올바른 역사를 국민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나는 그저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으로 알록달록하게 그들의 옷을 꾸미고 있을 뿐이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어쩐지 자각의 불빛이 켜지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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