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대학 졸업 후 자신의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자기계발서 한 권을 접하게 되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 중 하나로서, 
원래는 6명의 학생들과 단 이틀 동안 하던 수업이었으나, 이제는 스탠퍼드 공과 대학 학장이 듣고 싶어할 정도라고 한다.

도서의 구성은 '인생을 디자인하는 것' 만큼이나 꽤나 체계적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재구성하는지를 간단한 표를 통해 독자가 직접 실천해보도록 한다.
백날 글로 읽어봤자 휘발성 단어들로 두뇌에서 멀리 날아가버릴 수 있기에 펜을 들고 쓰게 하는 건 꽤나 좋은 시도이다.

일, 가족, 사랑, 건강, 놀이 등에서 주로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도서는 
저자 중 한 명인 데이브 에번스 Dave Evans 의 실수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평생의 꿈이 생물학과 관련된 일인 줄 착각하고 대학을 다니다가 2년 반 후에야 기계공학으로 전공을 바꾼 이이다.

미국이고 한국이고 할 거 없이 대학교 졸업 후 자신의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꽤나 적은데,
그에 비해서 난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과목을 전공으로 삼고, 또 이제는 직업으로 삼고 있으니 운이 좋은 걸까.










건강, 일, 놀이, 사랑 계기판을 작성하라.




이 책 자체는 하나의 커다란 인생설계지침이다.
최소 5년에 걸친 계획서를 한 권으로 요약하여 매일, 매주, 매달 내가 어떻게 무얼 해야 할 지 가르쳐주고 있다.
총 11단계의 지침들 중 내게 맞는 것만 뽑아 6단계로 재구성해보았다.

그 중 첫번째가 더 나아진 나를 위해 현재의 나를 파악하는 단계인데, 
삶의 영역을 건강, 일, 놀이, 사랑 이렇게 크게 4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계기판을 작성하도록 한다.
한국인이라면 '놀이' 라는 부분에서 "엥?" 하고 의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리가 충분한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나는 현재 사랑과 건강 분야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일과 놀이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뭐든 다 열심히 하는 삶을 살았다.
그림 그리는 것도, 책 읽는 것도, 피아노 치는 것도,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그리고 공부하는 것도.
전생이나 내세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지금 중요한 건 현재이고, 언제 어디서 죽을 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내게 주어진 것을 최선을 다해 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후회스러울 거라는 걸 잘 알기에, 뭐든 다 성실하게 한다.










직업관과 인생관을 적고 이 둘을 서로 비교해보자.



나의 직업관 - 존경받는 선생님, 인기 최고인 인터넷 강사, 모든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멘토,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을 180도 바꿀 수 있는 연구자

나의 인생관 - 약속을 잘 지키는 인생, 불의를 참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대항할 수 있는 인생, 
날씬하고 예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삶, 후회없이 죽을 수 있는 삶

이 둘은 그닥 상충되는 게 없어 보인다.
인생관에 맞는 가치관을 지니고 살면서 직업을 가지면 되는 거니까.
굳이 1200자 정도 적지 않아도 머리 속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일상 활동 중 에너지가 샘솟고 행복한 순간을 일기로 기록해라.



글로 쓰는 일기는 쉽게 지겹고 힘들어져서 초등학생들의 방학 숙제처럼 밀릴 수 있다.
글 대신 간단한 메모 방식으로 순간 순간의 행복감을 적도록 한다.
매 주의 끝에 작성록을 읽어보고 뜻밖의 놀라운 발견을 해 본다.

나의 경우에는 매일 가장 행복한 일보다는 가장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일을 남겨 보았다.
일주일동안 관찰해 본 결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 다시 말해서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던 순간은 
영화 '패신저스' 를 보고 간단하게 축구 연습을 한 후, 동네 식당에서 콩나물 국밥을 먹었을 때였다.
그건 나의 일을 할 때도 아니고, 도서관에서 혼자 기욤 뮈소의 책을 읽을 때도 아니었으며, 
집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를 떠는 순간도 아니었다.
일주일 중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남자친구와 함께 보낸 평범한 일상이었다.








마인드 매핑으로 미래 계획을 구상하라.


마인드 매핑은 그냥 보기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여러 수업에서, 혹은 여러 회사에서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기법이다.
꽤나 오래간만에 이 단어를 듣게 되어서 어색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마인드 매핑 시에는 각기 다른 3가지 대안을 구상하게 되는데, 
도서에서 예를 든 경우에서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가진 반면, 나는 전혀 다른 3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대안 #1. 인기 인터넷 강사 되기
대안 #2. 헬스 잡지 표지 모델 되기
대안 #3. 외국인과 사귀기

이렇게 적어놓고보니 억지로 하나의 주제가 생기는 듯한데, 결론은 '인기인'?!
어차피 이 생애에서 아이돌이 될 수 없다면, 어떤 다른 길로든 인기있는 비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찾는게 인생 목표이다.
쓰다 보니 나도 몰랐던 나의 목표를 발견했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헐!








3가지 인생 계획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라.


"다이어트를 할 때, 금연을 결심했을 때에는 주변인들에게 최대한 널리 알려라."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들이 반드시 나를 도와줄 거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그렇게 알림으로써 주변의 시선 때문에서라도 나의 결심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주변인' 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고, 사실상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서로의 대안을 적은 마인드 매핑을 쑥스럽지만 큰 소리로 읽고 의견을 공유한다.
단, 이 때 2~6명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나의 가족, 친지, 친구, 연인, 은사 등 다양한 구성원으로 되는 게 좋다.

나의 계획이 아무리 허무맹랑하게 들릴 지언정 그들 중 어느 누군가로부터는 혜안이라고 할 만한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나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의견을 듣고 계획을 보완할 수 있으며, 반대로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위의 계획을 내보이기가 정말 창피하지만 꼭 해보고 싶기도 하다.






실패의 경험을 기록하고 반성하라.


한 주, 혹은 한 달을 되돌아보며 실패의 기록들을 실수 / 약점 / 성장기회로 구분하여 반성해본다.
아주 사소하고 별 거 아닌 일일 수도 있고, 내내 후회할 커다란 사건일 수도 있다.

실패에 대한 면역을 키우는 습관은 슬기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영어 독해지문에서도 나왔듯이 어느 기업에서는 운동선수 출신을 채용하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이유는 운동선수는 수많은 경기에서 실패의 쓰라림을 맛보거나 부상 등으로 아픔을 겪은 후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배웠기에,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게 될 여러가지 돌발 상황이나 힘든 장애물을 누구보다도 더 잘 견뎌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래서 한 가지 두려운 건 지금껏 살아오면서 큰 실패 경험이 없다는 거고, 혹시라도 겪게 된다면 잘 버틸 수 있는가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쓸 데 없는 걱정은 말고, 
더욱 체계적으로 매일과 앞으로 올 날들에 대한 계획을 세워 누구보다도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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