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장면들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이름이나 간략한 프로필을 건너뛰고 바로 본문부터 들어갔는데,
"언니 쩐다!" 라는 부분에 살짝 충격받았다.
그림만 보고는 당연히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저자의 얼굴을 보여주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실려있지않아서 더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신체 라인이나 선이 남성을 연상시킨다.
미국은 개인주의 인간들이 모인 국가이다.
물론 이는 이기주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나' 라는 개인이 소중한 만큼, '너' 라는 개인도 소중하고 그만큼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도 미국이 싱가포르, 일본, 한국과 같이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나라는 아니기에 그 곳에서의 라이더는 어떨지 궁금하기는 했다.
역시 사람사는 곳은 다 같은지, 누군가는 도와주려고 한다.
식사도 주고 잠자리도 내어주고 이야기를 다 들어주며, 마사지까지 해주는 그런 사람들.
노인들이 남의 일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긴 하지만, 우연히 만난 10대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내가 아닌 사람에 관해 조금 더 관심이 있는가 없는가는 국가나 국민의 차이라기보다는 개개인의 차이인가보다.
하지만 외국인을 싸잡아 '불법체류자'라고 부르는 사람 말은 듣지 않기로 한다.
그는 걷는다.
물살을 뚫고.
국경 순찰대와 보안관보, 구급대원이 둑을 따라 그와 함께 걷는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나온 단어이면서 나를 사로잡은 건 '무릎'과 '국경 순찰대' 이다.
저자가 라이딩을 하고 다니던 곳이 국경에 가까워서그런지,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국경 순찰대가 계속해서 나타난다.
이민자나 난민에 대한 무분별한 반감이나 편견에 반대하는 그녀는,
미국 이민자/난민 권리 네트워크&인간 권리 연합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에 담고 있다.
그런 그녀가 '화이트 파워' 동영상을 자신의 SNS 올렸다가 삭제한 지금의 미국 대통령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은 낭만적이지 않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저자의 무릎이 말썽이고, 국경 순찰대가 가끔씩 등장하여 평화로운 분위기를 깬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을 횡단하여 자전거를 타는 자들의 현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