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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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차산업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기계 발명과 석탄, 철, 증기를 기반으로 한 철도산업의 발전이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전기와 전기엔진의 발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 에서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 하층계급을 잘 보여준다.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들어서면서 나타난 인터넷과 신재생에너지를 말하며,

이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즉, 인공지능(AI), 드론, 인터넷 검색 플랫폼이나 SNS 등 소프트웨어를 말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과연 노동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만약 끝났다면 그건 인간에게 긍정적인 것일까, 아니면 부정적인 것일까.

이 책에서는 노동의 진정한 의미와 우리에게 차지하는 비중을 찾으려고 한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서 2010년 사이에 ATM 대수가 네 배 넘게 늘어서, 2010년에는 40만 대가 넘는 ATM이 작동했다.

(중 략)

이 시기에 창구 직원 수는 20퍼센트가 늘었다.

p. 42

기계화, 자동화, AI의 사용이 정말로 노동하는 인간의 수를 줄이는 것일까.

기계는 기계의 일, 인간은 인간의 일을 한다고 치면, 혹은 인간이 기계의 '뒤치다꺼리' 를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다.

ATM은 ATM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반면, 은행 직원들은 그 밖에 일에 힘쓰며 고객들에게 정성껏 상담해준다.

다른 예로, CCTV가 있다.

아파트 단지에 CCTV가 있다고 경비가 필요없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 아무리 감시 카메라가 있다고 한들, 단순히 틀어놓기만 하면 범죄는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옆에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통제하는 사람이 있다면, 범죄를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

대형 마트의 자율 계산대는 어떠한가.

종량제봉투나 술 구매시에는 반드시 직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최근 몇 년간 은행 창구 직원이 감소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휴대폰 어플, 웹사이트나 전화를 통한 비대면 금융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 데 있다.


바로 이런 추론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청소, 미용, 식당 서빙 같은 일자리의 자동화 위험을 매우 낮게 생각한다. 이런 일자리는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를 포함할뿐더러 저임금이기까지 하므로, 이런 업무를 맡을 기계를 만들도록 부추길 동기가 다른 곳에서보다 약하다.

p. 132

고객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따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건 그래도 아직은 인간뿐이다.

피부샵에 가면 경력있는 관리사의 테크닉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관리사는 자신의 손을 사용해 수기 마사지를 해주는가 하면, 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기기 역시, 사람인 관리사가 작동시켜서 사용하는 것이다.

미용실에 가서 옆 머리는 남겨 주시고 뒤는 층 있게 잘라달라고 하면 과연 미묘한 취향의 차이를 기계가 이용할 수 있을까?

미용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을 따야 하는 마당에, 자격증이 없는 기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미용을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간 미래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또한, 기계 구매 비용과 유지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소위 '가성비' 라는 게 높아야 쓰는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이 삶의 의미와 놀랍도록 연결된다. 노력의 대가로 소득과 더불어 목적의식을 얻기 때문이다.

(중 략)

일이 의미 있는 삶으로 가는 길을 제공한다면, 일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가 의미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일이 지위와 사회적 존중을 제공한다면,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에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기가 죽을 것이다.

p. 306

일을 구하고 직장에 가는 걸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번만 더 숙고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도 괄시할 수 없지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년간 쉬는 시기에 스스로 나태해지는 걸 느끼면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있다.

60이 넘은 나이에 학교 앞 교통 봉사를 하는 노인분들은 소소한 용돈을 모으는 재미도 있지만,

자기가 사회에서 아직 필요한 한 부분이라는 걸 느끼고 살아가는 활력소를 얻는 것도 있다.


과연 노동이란, 혹은 일이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앞으로도 하루 몇 시간 일하고 돈을 받는 삶이 지속될 것인가?

이에 반드시 '그렇다' 라고 답할 수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이 모든 일에서 배제되는 날은 아직 먼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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