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그만큼 여러 부류의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
각종 특이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에겐 따가운 시선을, 누군가에겐 질타를, 누군가에겐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참으로 단순한 존재이기도 해서 그 사람의 분위기나 외모가 사람의 평가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독특한 행동' 을 자주 하는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한 사람은 옷을 후줄근하게 입고 사람들이 보통 선호하지 않는 외모를 가진 반면, 다른 한 사람은 누가 봐도 잘 생겼다.
이 경우, 대개 전자에겐 비난이, 그리고 후자에겐 옹호섞인 발언과 때로는 칭찬이 가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하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 둘러싼 외모가 더 중요하다는 거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주인공 선이가 사랑한 해야가 적어도 선이에게는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해야의 이상한 행위들은 선이에게는 독특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어떤 것, 그녀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거다.
어느 정도의 행위나 소원은 용납될 수 있지만, 만약 이게 범법 행위라는 범주에 들어선다면?
선이는 그마저도 용인하고 있다.
이게 말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
사랑이라는 콩깍지?
그렇다면 애초에 사랑에 빠지게 된 원인은?
"아니면, 내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돈을 내게 할 거야."
"음, 그건 그만한 가치가 있지."
그녀는 내 대답이 나쁘지 않았는지 입꼬리를 씰룩였다.
"공짜일 때 많이 봐두어야겠다."
나는 그녀의 정면으로 가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연애할 때 콩닥거림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시기가 있다.
자신이 연인을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는 지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뒤로 숨겨봤자 나만 알아봤자 무엇하겠는가.
"넌 나를 올려다 볼 때 너무 사랑스러워. 완전 100점 만점에 200점이야."
"난 키 작은 여자가 키 큰 남자에게 말하려고 까치발 드는 게 그렇게 귀엽더라. 안 그래?"
"내가 널 왜 좋아하냐고? 이뻐서."
이런 말을 들으면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게 고뇌하고 사유의 시간이 많은 소설 속 주인공조차 여자에게 빠지는 건 한순간이고, 사랑하는 건 남들과 같다.
아무리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과 조금은 다르다 한들, 남자는 남자이고, 연애는 연애인가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로맨스이기도 하다.
나는 악동뮤지션의 새 앨범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타이틀곡을 스쳐가듯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전곡의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본 적은 없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살짝 의문이 든다.
과연 앨범을 듣고 소설을 읽어야 할 지, 아니면 소설을 먼저 읽고나서 앨범을 들어야 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