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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재일 수 있다 - 당신의 재능을 10퍼센트 높이는 신경과학의 기술
데이비드 애덤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8월
평점 :
영국은 지능이 낮은 사람들에게 불임 시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남녀(소년과 소녀)를 격리하여 육체적으로 함께할 수 없도록 했다.
p. 160
어떻게 해야 지능이 높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똑똑한 인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해야지만 지적으로 떨어지는 인간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을까.
인간의 뇌를 개조하여 더 월등한 인간으로 개선(?)시킨다는 컨셉의 영화는 이미 많이 있어왔다.
뇌과학의 분야는,
마치 걸리버여행기에서 불멸의 인간인 스트룰드브루그가 나타나고 - 소설 속 이들은 점점 사람보다는 벌레처럼 변해간다. -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찾고, 유럽 전설에 나오는 신비의 샘인 Fountain of youth가 있듯,
사람들이 끊임없이 알고 싶어하고 극복하고 싶어하지만 무인자동차가 개발되는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물론 50년 전에 비해선 상당 부분 발전해왔지만, 아직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평균적인 지적 수준에 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없애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자행되어왔다.
T4계획으로 비밀리에 병자와 장애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나치, 우생학적 목적으로 불임수술을 실행한 1906년의 스웨덴,
이 밖에 정신장애자나 간질환자에 대해 강제불임수술이나 강제거세를 행한 덴마크와 핀란드 등
나라나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을 개량하려는 행태는 계속되었다.
전기충격 요법은 지금도 일부 성공 사례가 보고되면서 우울증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요법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사람들이 선뜻 하려고 하지 않는다.
p. 85
신경과학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방법이 바로 전기충격 요법이다.
뇌에는 신경 세포가 움직일 때 작은 전류가 흐른다.
이른바 뇌파이다.
최근에도 미세전류 치료 요법을 수회 받고 우울증이 나아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근육에 전류를 전달함으로써 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도록 돕는 EMS도 있다.
전류가 이렇듯 효용성이 높다면, 뇌를 개량하기위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가령, 순간적으로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치매 증상 완화를 위해 잘만 사용된다면 모두에게 나은 결과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이지, 기술 자체가 아니다.
나는 아침 8시에 첫 알약을 복용했다. (중 략) 아무튼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확실했다. 글 쓰는 것부터 달랐다. 한층 집중해서 글을 쓰는 듯한 기분이었다. 쓰고 있는 글과 노트북 화면과 내가 연결된 느낌이었다.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크리스마스 음악도, 다른 사람들도,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문장을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노트북에 입력했다.
p. 111
이 책의 저자는 직접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뇌를 시험해본다.
멘사 시험을 테스트 삼아 봤는데 합격해 버린 사람이라서, 그가 한 모든 실험들의 가치가 과연 얼마나 있고, 또 얼마나 유의미한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저자는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요한 대회 전에 복용할 법한 약을 먹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실험 결과가 진행되는 내내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올려주기만 했다면야 좋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사실 도서를 읽는 동안 답답했던 건, 그가 의문을 품고 탐구해왔던 모든 부분들이 단 하나도 명확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거다.
매 챕터가 끝날 때 뭔가 미진한 기분으로 다음 챕터로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많은 실험과 연구를 했던 저자도 아직 뇌에 대해 알기가 어려운가 보다.
심리학자들은 나디아를 다섯 달 동안 지켜보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늘 그대로였다. 그들이 물어보는 것이나 도와주려는 일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아지기 시작했다. 특수학교에 다니던 일곱 살 때부터 사회성이 점차 향상되었다. 아홉살에는 말수가 늘어났고 손가락을 베었을 때는 반창고를 달라고 하는 등 무언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분명 행복해 보였지만, 지적 능력이 해방되면서 그리기 능력은 점차 퇴화되었다.
p. 243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가졌는데, 언어, 미술, 음악 등 어느 한 방면으로 유난히 뛰어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책에서의 예시를 보면, 서번트 증후군을 가졌던 아이가 지적 능력이 높아지면서 뛰어났던 그림 실력이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적 능력을 높이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일까?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까지 어느것 하나 명쾌하게 보이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