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안 만나고 싶다. 


안 맞는 사람들.


p. 11


싫은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은 서로 안 보고 사는 것뿐이다.


p. 12


촌철살인, 언어유희의 대가, 라임 마스터, 시에 기하학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몇 년 전 넷 상을 휩쓴 온라인 시인 하상욱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튜브와 만났다.


정말이지 잘 맞는 두 캐릭터가 잘 만났다.


하상욱의 현대시(?)에 매료되었고 공감해왔던 나로서는 이번 도서도 반갑지 않을 수가 없더라.


사실 다른 캐릭터들을 소재로 한 도서는 나와는 케미가 별로였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튜브와 하상욱이 만난 도서를 모두 다 읽어본 결과 아주 내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튜브와 하상욱.



굳이 싫은 사람에게 나를 맞추기 위해 스트레스 받으면서 정신 소모, 시간 소모를 할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대답은 NO이다.


나는 그러려고 의도하는 건 아닌데,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도 쳐다보지 않고 대꾸를 하지 않는다.


편안한 사회생활을 하고 유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쉽게 인생을 살기 위해선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머리는 안다.


그런데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 걸 어쩔 수가 없다.


나랑 안 맞아도 타인의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잘 지내보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더 많이 보이는 걸 어쩌랴.


같은 공간에서 장기간 마주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덜 마주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하고 삶이 안정적이게 된다.


상대가 연인이든, 상사든, 동료든, 그 누구든 간에 그 사람은 노력조차 하지 않는데 나 혼자 맞출 필요가 없다.


내가 맘에 드는 사람, 나와 잘 맞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든지 많이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끼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우리가 회사에서 만나지 않았었다면,


당신과 나의 관계는 지금과 달랐을 텐데...




상종도 안 했을 텐데...


p. 83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직원 하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p. 89


직원이 행복하면 업무 능률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윤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굳이 영국 어느 대학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상식적으로 아는 사실이다.


상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직원들을 이끌어나가는 leader로서 자질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Boss와 leader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직급상에서 위일 뿐인 boss는 권위의식을 가지고서 직원들을 하대할 수 있다.


반면, 진정한 leader는 자신을 본받을 만한 멘토로 만들기위해 늘 부단히 노력하고, 직원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


기업 자체는 발전한다고 치자.


회사의 이익이 높고 직원들의 월급도 괜찮은 수준이다.


하지만 유난히 이직율이 높다.


과연 괜찮은 회사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주말에도 수시로 나와서 일하라 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야근 후 집에도 못 가게 반강제적 회식을 한다.


회식 장소를 민주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보다가도 결국엔 상사가 원하는 곳에 가서 술을 마시든 못 마시든 그 불편한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절대로 좋은 회사가 아니다.


나쁜 회사다.


오죽하면 최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직장내 '갑질금지법' 이 올라왔을까.


나도 권위의식으로 똘똘 뭉친 상사들을 경험해보았다.


자신의 직급과 나이가 모든 것의 중심이고 모든 결정의 기본인 것 마냥 행동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은 무시한다.


그 때 나는 얼굴 붉히면서까지 의견을 피력하였고,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흘러갔다.


모두가 다 아는 건데, 직원이 행복하면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거다.


상사들만 모르나.



물어올 때 말하면 조언,


갑자기 말 꺼내면 참견.


p. 113

누군가 그랬다.


꼰대와 어르신의 차이라고.


나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거다.


어르신은 아니더라도 평범한 노인으로 살다가 죽으련다.


하지만 세상에는 -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 남의 일에 참견하고 나이와 자신의 '경험' 이라는 걸 근거로 참견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새벽에 하는 실내수영을 배운 적이 있다.


자유수영을 하는 날에는 강사가 가르쳐 준 대로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50~6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계속 한 마디씩 거든다.


그들이 말해주는대로 하다가는 아무것도 안 된다.


그냥 무시하고 강사가 가르쳐 준 것만 기억하며 FM식으로 연습하였다.


다행히 나의 측근에는, 그러니까 친구나 친척, 가족 중에서는 꼰대가 없다시피하다.


나처럼 우리 가족과 친척들은 자유로우며 먼저 문의를 하지 않는 이상 참견하지 않는다.


스스로 알아서 하라이다.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결과는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잘 되든 못 되든 상관할 바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가족이 이런데,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들이 참견하면 못 참겠다.




지겨우니까 그만들 하라고 하면


세상은 지겹도록 바뀌지 않는다.


p. 238

지겨운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으면 된다.


자신의 맘에 들지 않고 자신이 지겹고 짜증난다고 사회적 도의상,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누구나 알 것이다. 세월호.


지겨운 사람들은 세월호 기사를 클릭하지 않으면 되고, 세월호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


누가 봐도 이상하고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인 사건의 규명을 명명백백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게 지겨우면 떠나라.


여기 말고 다른 어딘가로.





그림과 글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할 말 다하는 이 도서는 매우 빠르게 읽힌다.


방학 해서 시간이 남는 분들은 집에서 여유롭게 읽을 수 있고, 아니면 여전히 바쁜 분들도 지하철에 서서 30분 안에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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