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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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내내 팀 쿡은 효심이 지극한 아들로서 부모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한 그의 효심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매주 일요일이면 집에 전화를 합니다."

p. 45


"그는 일차원적인 친구가 아니었어요. 선생님이건 학생이건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성격이 좋았거든요."

p. 48


스티브 잡스 평전을 읽고 애슈톤 커쳐 주연의 전기 영화도 본 입장에서 팀 쿡은 적어도 성격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잡스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전처와 딸에게 양육비를 포함하여 조금의 돈도 주지 않고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리사를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부정한 잡스와는 달리, 팀 쿡은 매주 일요일마다 부모님에게 전화하는 흔치 않은 세계적 CEO이다.

주변인들의 평만 들어봐도 둘에 대한 호감도가 상이한 걸 알 수 있다.

잡스의 천재성과 추진력을 칭찬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의 밑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가 비판적 의견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다.

야근을 아무렇지 않은 듯 시키고, 최소한 한 달은 걸리는 디자인 변경이나 크기 변경을 일주일 안에 무조건 해오라고 한다.

이는 흡사 우리나라 건설사나 정치인들이 건설사에 요구하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다행히도 애플 직원들은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이들이기에 어떻게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결과는 훌륭하다.

그러나 삶의 질이나 만족도는 어땠을까?


반면 팀 쿡에 대한 주변인들의 발언을 보고있자면 인성이 훌륭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호감도가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플의 CEO가 처음 되고난 후 공적인 자리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하며 스캔들 따위는 없는 분위기의 사람이지만,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애플을 비롯하여 다양한 직장에서 일했던 시절 그의 친구나 동료들의 말을 들어보면

팀 쿡은 '가까이 두기 좋은 사람' 이라든가 '꽤 괜찮은 사람'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팀 쿡이 마냥 사람 좋은 모습으로 애플의 CEO를 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니다.

그는 놀라울 정도의 평정심으로 사람들을 놀래키는 한 편,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많은 질문을 통해 알아낸다.

그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면 그 직원은 고생 꽤나 해야한다.



오늘날 그는 인종차별이라면 그 어떤 형태도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그는 애플을 보다 포괄적인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지침에 따라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여타 기업보다 월등히 많은 비율의 소수집단 근로자를 채용하는 한편, 소수집단 학생들이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융합교육)을 받도록 독려하기 위해 과거 흑인 전용으로 설립된 대학과 자선 단체, 재단 등에 후원을 확대하고 있다.

p. 57


그는 그렇게 <포천> 500대 기업의 CEO 중 첫 번째로 커밍아웃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이렇게 글을 이어나갔다. "제 자신이 게이인 까닭에 소수집단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여타의 소수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고충도 주의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p. 318


iOS에는 25개 이상의 언어로 점자를 지원하는 점자 키보드가 내장돼 있다.

p. 351


인종차별을 보면서 자랐던 팀 쿡의 유년기 - 정작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마을 주민들은 인종차별이 없었다며 부인한다. - , 

그리고 그의 성적 성향이 자신과 다르거나 억압받는 소수 집단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했다.

애플 경영진에 여성이 있도록 노력하는가 하면, 전체 직원들에 있어서 백인 남성이 차지하는 높은 비율을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소수집단 출신의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하며, 아예 초등학교부터 코딩 교육을 받게 하는 등 

기업 안팎에서 진취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나조차도 그가 커밍아웃한 사실을 모르다가 이번에 평전을 읽게 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만약 우리나라 대기업의 CEO가 게이라면?

있을 수도 있겠지만 CEO를 그만 두는 그 날까지 결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힐 수 없을 것이다.

어찌됐든 자신이 경험한 일을 그저 안타까워하는데 그치지 않고,

CEO라는 명성과 (좋은 의미의) 권력을 사용하여 상황을 개선하기위해 애쓰는 건 정말 칭찬할 만하다.


그린피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은 애플의 환경 정책을 개선하고자 한 쿡의 놀라운 성과였다.

p. 259


애플이 재생에너지에 들인 노력은 사실상 모두 성과를 거두었다. 2018년 4월 애플은 지구의 날에 맞춰 "이제 세계 전역의 애플 시설에서 100퍼센트 재생에너지가 가동된다"라고 발표했다. 거대한 신사옥인 애플파크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와 소매 매장, 사무실 등이 100퍼센트 재생에너지에 의존한다는 의미였다.

p. 265


그는 윤리를 따로 배웠을 정도로 기업 윤리에 신경쓰는 올바르고 모범적인 CEO이다.

그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소수집단에 대한 배려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며, 또 다른 하나는 바로 환경 보존이다.

애플 본사가 아닌 중국 공장에서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접하고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 그 공로를 인정받기도 하였으며,

전 세계의 애플 시설에서 무려 100% 재생에너지가 가동되도록 만들었다.

따로 온라인 기사를 통해 알아보니 아직까진 직영시설에만 해당한다고 하며, 

다음 목표는 공급업체들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쓰도록 하는 거라고 한다.

애플은 애플파크 사옥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애플과 관련된 무수한 업체가 세계 도처에 퍼져있다.

이들을 하나 하나 설득하고 관리하여 재생에너지 사용 100%에 도달하도록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엄청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애플이라는 글로벌 기업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일을 일단 시작해서 마무리지으려는 팀 쿡의 결단이 대단하게 보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대기업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폰이 전처럼 잘 팔리지 않는다는 기사들만 접하고는 이제 애플이 망한 줄로만 알았다.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은 혁신없이 그저 그런 기업으로 변한 줄만 알았다.

그런데 팀 쿡 평전을 읽으니 생각이 살짝 바뀌었다.

적어도 기업 윤리적인 면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아이폰 가격, 미국과 한국의 다른 케어 정책이라든가 번뜩이는 기능이 보이지 않는 아이폰 신제품에 있어서는 

실망스럽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대 이후로 늘 아이폰만 써오는 유저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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