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워즈워스의 시 중에서도 특히 밀을 사로잡은 것은 [송시(頌詩) :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불멸의 암시] 라는 작품이었다. 

밀은 워즈워스의 경험을 자신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 역시 유년 시절의 기쁨이 가져다주는 생생한 첫 느낌이 지속될수는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는 그 보상을 추구했고 결국은 찾아냈다. 그리고 동일한 방식으로 지금 내게 그 보상을 찾도록 가르치고 있다.


p. 69

 


어린 아이들은 작은 일에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고 자주 웃는다.

반면, 20대를 지나면서부터 세상에 대한 회의감이 늘어만가고 비판적 의식이 쌓이면서 쉽사리 웃지 못한다.

 TV에서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일부러 봐야 겨우 웃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중년이 된 당신은 세상 만사가 다 귀찮은 모양새로 하루 하루 하릴없이 보낼 것인가?

여든이 되어 그리워 할 마흔이라는 나이에 아직 즐길 수 있는 인생과 그 밖의 모든 것들을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할 것인가?


저자 키어런 세티야는 시인, 사상가 등 역사 전반에 걸친 다양한 유명인들에 대한 언급과 그들의 인용구를 들어

중년의위기를 극복할 철학을 제시하려고 한다.

읽다보면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철학서이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해라." 라고 정확하게 명시하는 반면, 

[어떡하죠, 마흔입니다] 에서는 역사를 돌아봤을 때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고 이렇게 행동했다더라.' 라는 예시를 제시한다.


웃음을 잃어버린 중년의 당신이여.

어린 시절의 생생한 첫 느낌을 다시금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도록 하여라.

아직 해보지 못한, 보지 못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다.

아직 많이 남은 생애의 나머지 기간동안 다양한 첫 경험을 하도록 하자.

 





"후회한 것을 후회하고, 이루지 못한 욕망이 없기를 바랄지언정 결국 나는 완벽하게 충족될 수 있는 욕망을 선택할 수는 없다.

 상실감은 현실이다. 상실감은 사라지기를 바랄 게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대상이다." 당신의 상실감은 삶의 잉여에 대해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p. 103

 


인간은 끊임없이 바라고 추구하는 존재이다.

무언가를 이루고 난 다음에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은 채, 다음을, 더 높은 어딘가를 찾아가려고 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평수의 넓은 집에서 살고 싶고, 나의 몸무게는 이 정도면 좋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충족되지 못한 욕망은 상실감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깊은 좌절이나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


욕망을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실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원하는 수준에 턱없이 모자라서 상실감에 빠졌을 지언정,

나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을 하는 등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모나X, 베지X 등 이름이 알려진 기업의 회장이나 사장, 

혹은 대학 교수나 외교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나의 사촌 동생은 부모 잘 만나서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외국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터무니없는 욕망 상태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현실을 인정하고 상실감을 최소화시킨다.

바꾸거나 이루기 힘든 것에 대한 욕망이나 집착으로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면 안 된다.


더군다나 중년이란 그런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울거나 짜증내는 아이들과는 달라야 한다.

 





후회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망각 수단을 유지해야 한다.


p. 162

 


인생을 살아오며 무엇이 가장 후회되는가에 관한 인터넷 여론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순위권에는 '그 때 그 이성을 잡지 못한 것',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한 것' 등이

연령대를 가리지않고 랭크되어 있었다.

인생을 반추하며 살아가는 것도 자기계발을 위한 한가지 방법이겠지만,

그렇다고해서 후회에 파묻혀 살아가는 건 온당하지 않다.


'그 때 이렇게 할 걸.' 이라거나 ' 그 때 그걸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와 같은 자조 섞인 후회는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분 나쁜 경험이라든가 계속 기억하게되면 후회로 변할 수 있는 사건과 같은 일들은 때론 잊어버리는 게 좋다.

망각이라는 거, 내가 꽤 잘 하는 것들 중 하나이다.

초등학생 때 너무나도 창피했던 기억이 어느 순간 떠올라 놀랄 때가 있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무의식적으로 잊고 살아왔다는 증거이다.


기분 좋고 즐거웠던 기억은 추억으로 내내 간직하고 억울하고 분했던 기억은 잊는 연습을 해보자.

나를 위한 방어기제로 선택적 기억과 망각을 사용해봤는데 효과가 좋다.

이미 엎질러져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나의 발전을 위해 현재와 미래를 보는 게 낫다.

 





우리는 수명도 인간적인 수준에서 바라야 함을 잘 알며,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든 사랑받던 사람이 당신이든, 

죽음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지금 느끼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부모나 친구의 

죽음을 겪어 보면 떠나보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당신이나 나나 언젠가는 우리 자신을 떠나보내야 하듯이 말이다. 그것이 

지금 당장 가능하다면 훨씬 나을 것이다.


p. 194-195

 


중년이 되지 않아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게 될 것이다.

사후 세계나 환생에 대한 믿음이 없는 나로서는 죽음 이후 無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언제나 있다.

이는 여태껏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겪어보지 못한 까닭도 있다.

하물며 인생의 절반쯤 달려온 중년이 된 이들에게는 오죽할까.

여지껏 살아온 날들이 성장과 환희의 나날이었다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퇴보와 죽음으로 가는 단계로 여겨진다.


어차피 삶에서 한 번은 누구나 겪어야 할 죽음이라면, 불멸의 생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집착을 버리고 무덤덤한 자세로 받아들이도록 한다.

남의 죽음이든 나의 죽음이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슬퍼하거나 힘들어하지 말고, 

죽음의 그늘 대신 삶의 볕 아래에서 지금 최선을 다하자.

교통사고든 질병이든 아니면 어떤 이유든지간에 내일 이 시간에 내가 살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후회나 두려움이나 집착이 아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일하고 돈벌고 운동하고 친구들과 만나고 놀고 가족과 식사하는 순간 순간이 영원이 되도록 노력한다.

 





마음을 바라보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완료형 활동의 가치를 -일이 끝났다고 해서 고갈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실현되는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현재의 후광 속에서 사는 것이, 삶이 되풀이되고 허무하다는 느낌과 이탈과 좌절의

 느낌과 나아가 당신의 중년의 위기까지 녹여 내는 방법이다.


p. 238-239

 


YOLO

Carpe Diem

모두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과거를 통해 이 자리에 왔고, 또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있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다.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 '지금' 을 위하여 무엇이든 시도해보도록 한다.

그게 악기 연습이든 서핑 강습이든 회화 스터디든 중요하지 않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쳇바퀴 도는 삶이 지겹다고 느끼는 중년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나와 주변 모든 것들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