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은 나오미와 가나코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동안 보여준 작품에서 느낀 재미와 감동을 기억하고 이번에도 그런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제목처럼 두명의 여자가 주인공이다. 각각의 입장에서 전해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여자의 삶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그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그리고 왜 그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는지 이해도 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두 여자의 선택을 바라보게 된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친구 사이이다. 그들은 대학 동창으로 고향을 떠나와 도쿄에서 만났다는 사실에 더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다. 비슷한 성격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이었다.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가나코에 비해 나오미는 적극적이고 당차게 일을 추진하는 성격으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해서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위로해주고 의논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우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그들은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친구였다. 가나코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은행원과 결혼하고 곧 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나오미는 일정한 시간에 나와 같은 장소에서 습관처럼 똑같은 차량에 올라타고 백화점으로 출근한다.그녀는 백화점 외판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오미는 원래 문학부를 졸업하고 백화점에 취직하면서 큐레이터 자격을 취득해 백화점에서 미술 전시회와 관련된 일을 할려고 '아오미 백화점'에 취직했지만 신입사원일때는 매장 근무를 경험해야 하는 규칙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불황에 미술관련 일을 할수없게 되었다. 보석매장에서 일하면서 고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의 평판이 좋았고 외판부 직원으로 백화점 고위 고객들을 대상으로 그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나오미는 최선을 다해 일했고 어느정도 능력도 인정 받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지금 하고 있는 일해 대해 회의적이었다. 외판부에서 관리하는 개인 고객은 일반 고객과는 분명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돈을 물 쓰듯이 쓰면서 보석과 명품을 구입했다. 오늘도 나오미는 자신이 관리하는 사장부인의 자택을 방문해 그녀의 쇼핑을 도와 주었고 저녁에는 친구 가나코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지만 가나코가 갑자기 아파서 약속이 취소되자 나오미는 퇴근하는 길에 백화점 식품점에서 반찬을 사가면 가나코가 좋아할것 같아 그녀의 맨션으로 갔다. 은행원인 남편은 언제나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혼자인 가나코를 걱정하면서 찾아갔는데 가나코의 반응이 이상했다. 현관 앞에서 가나코의 당황한 목소리에 나오미는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가나코의 집에 들어온 나오미는 그녀의 모습에서 감기가 걸린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그 순간 나오미는 남편의 폭행을 의심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친한 사이인 가나코에게 이런 일이 있을줄을 몰랐다. 나오미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둘은 열여덟때부터 친구였다.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가나코가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니 믿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떠오는 옛 기억들 잊고 싶었던 그 기억은 어릴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엄마의 얼굴에서 보았던 부은 얼굴에 대한 기억이 나오미를 괴롭혔다. 가나코의 남편 다쓰로가 상습적으로 가나코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오미는 너무 놀랐다. 가나코에게 듣은 다쓰로는 까다로운 성격으로 가나코는 매일 하녀처럼 그의 시중을 들면서 기분을 맞추어 주었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휘둘렀다. 나오미는 가나코에게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자신의 일에 대해 부모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가나코를 보면서 그들은 선택을 하게 되었다. 매일 다쓰로를 위해 아침부터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가나코는 해방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침착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과 공범인 나오미까지 피해가 간다는 사실에 긴강하게 되었다. 남편은 은행에서 고객의 돈을 훔치고 외국으로 나간 것으로 계획 되었고 다쓰로의 실종을 불미스러운 사건들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만을 가나코는 빌었다. 은행에서는 가나코에게 남편의 결근 사실을 알려주었고 계획대로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실종소식을 알렸고 경찰에게도 알렸다. 그리고 다쓰로의 여권이 사라진 사실도 알렸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헛점이 들어나고 있었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헛점을 잘 헤쳐나갈수 있을 것인지 그들이 꿈꾸는 완전범죄는 예상과 다른 곳에서 흔들리고 있는데 독자들은 그런 모습에서 두근거리면서 읽게된다. 오랫동안 나오미의 기억속에 남은 가정폭력이 다시 친구에게 일어나면서 숨겨 두었던 분노가 폭발하게 되었다. 나오미와 가나코 두 여자의 모습에서 가정폭력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감출수록 더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게 되는것 같다. 가정폭력을 당했을때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수 없어 숨길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나오미와 가나코처럼 한 행동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를 각자의 판단이겠지만 가정폭력의 피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