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오른 64는 작가가 10년간 수천매의 원고를 몇번이나 개작한 후에 독자 앞에 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작가가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작품에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읽기 전부터 더 많이 기대가 되었고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경찰 소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와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진실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추리해 나가고 마지막에 멋지게 범인을 잡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우리가 이제까지 만나 본 주인공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인물로 홍보담당관이라 잘 알지 못한는 경찰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찰 조직내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많은데 홍보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미카미의 눈을 통해 보게 되는 경찰 조직의 갈등과 내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경찰 내부를 엿보게 되고 기존의 경찰 소설처럼 뛰어난 직관력을 가진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만 경찰 내부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 경찰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14년전 미결로 끝난 소녀의 유괴 살해 사건은 이제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그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 취임한 경찰청장은 시효 만료 1년을 앞두고 그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집념으로 수사를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의 홍보담당관 미카미는 경찰서장의 방문을 앞두고 유괴사건의 유족을 만나 그 사실을 알렸지만 유족은 그들의 방문과 재수사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청장의 방문을 거절하는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고 돌아서 나온 미카미는 유족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서 내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미카미는 경찰과 언론을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64 사건에 얽힌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유족을 만나고 그 사건의 담당 형사들을 만나면서 홍보실에 근무하기전 형사로 근무할때의 직감으로 그 사건에는 무엇인가 숨겨져 있는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카미가 처음 홍보실로 발령 받았을때 그는 그것이 '형사실격'이라고 받아들여 근무에 태만했습니다. 1년만에 다시 형사부로 돌아왔지만 1년 동안의 홍보부 근무가 조직에 대한 불신감으로 가슴에 남게 되었고 그것은 자신이 언제든지 형사부를 떠날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남아 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미카미는 많은 실적을 올렸지만 또 다시 홍보 담당으로 발령이 났을때 그는 머릿속이 하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관 아카마는 홍보실을 개혁한다는 말로 미카미를 달랬지만 사실은 기자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언론의 비위를 맞추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홍보실의 역할이었습니다.
사건 수사의 기밀이 언론에 공개되면 그 모든 일들이 홍보실이라 생각해 형사들의 의심의 눈길이 쏟아졌고 불신은 깊어졌는데 미카미는 자신이 홍보부를 개혁할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찰서내에서는 홍보실과 형사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형사부의 벽은 높았고 미카미는 자신을 홍보 담당관으로 발령을 낸 상관 아카마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카미에게 '험상궃은 얼굴의 허수아비'를 원했지만 미카미는 그런 상관가 의견이 달랐지만 인사권자인 아카마에게 대놓고 자신이 가진 홍보실의 개혁의지를 표출할수 없었습니다. 거거에 딸의 가출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딸의 행동을 보면서도 언제가는 괜찮아질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딸 아유미는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가출을 했고 생사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14년전의 유괴살해사건을 수사하면서 아이를 잃은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그의 모습 속에서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 그 사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잊혀진 사건을 해결한다는 명분하에 사건은 다시 14년만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14년전에 숨겨져 있었던 아니 숨기고 싶었던 진실이 무엇인지 이번에는 그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수 있을지 흥미로운 이야기는 홍보담당관이자 딸을 잃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모습과 경찰 소설 특유의 재미를 함께 느낄수 있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