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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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의 소설을 읽었지만 아르헨티나 작가가 쓴 책은 처음이라  그 나라만의 사회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작품에 담겨 있을것 같아 기대가 되었습니다.  
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이 바탕이 되어 종교적 갈등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지난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가 만들어낸 고통이 무엇이었는지를 인정하면서 그토록 찾고자 하는 진실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 또 다른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가족과 친구 그리고 수사관은 각자의 마음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지만 진실을 찾기 위해 홀로 추적하던 아버지의 마음을 통해 두려운 진실을 받아들이면서 30년간 묻어 두었던 사건이 가진 의미를 깨달으면서 그 사건으로 가족과 나라를 떠나 무신론자가 되어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았던 리아와 부모님의 광신도적인 억압에 억눌린 마르셀라는 자신들의 마음에 종교적인 위로를 찾을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비밀 이야기를 들려두던 집안의 귀염둥이 동생 아나의 죽음으로 사르다 가족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삶을 살아갈수 없게 되었습니다. 리아에게는 동생의 죽음 이전에도 중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었는데 동생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확신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에는 더 이상 종교를 품을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리아는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아나의 장례식에서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무신론자라는 리아의 말은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사르다 집안은 신앙심이 깊었는데 유독 광신도적인 엄마와 언니 카르멘은 리아의 선언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엄마의 냉랭한 태도와 더불어서 카르멘은 그날 이후 리아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만이 리아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한 집에서 무신론자가 있다는 사실은 종교가 다른 가족과 지내는 것보다 더 나쁘게 생각하는 엄마와 언니의 태도에 리아는 종교도 가족도 떠나 산티아고 근처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언제가 동생 아나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동생에 대한 생각으로 산티아고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순례길의 의미는 자신에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 중에 유일하게 편지를 왕래하는 아버지를 통해 카르멘이 신학교를 중퇴한 훌리안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을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흘려가는 이야기로 전해들었고 리아는 무신론자가 된 이후 사르다 가족에 대해 일체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가끔 아버지의 편지를 통해 듣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나의 죽음은 리아에게 종교와 가족을 버리게 했지만 30년이 지나서도 풀리지 않은 진실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나의 죽음은 친구 마르셀라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와서 단기기억 상실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아나의 장례식날 눈물을 흘리던 마르셀라는 그날 리아의 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그 반지는 아나가 행운의 반지라고 믿어서 가끔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있을때 가지고 나가는데 리아는 마르셀라가 그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마르셀라의 눈빛에서 간절한 부탁과 혼란스러움에는 공포와 두려움이 있었지만 리아는 자신의 문제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리아가 집을 떠나온지 30년지 지났습니다. 순례길에 서점을 운영하게 된 리아는 뜻밖에 카르멘과 훌리안이 자신을 찾아오자 놀랐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언니는 여전히 도도했고 무신론자인 동생을 용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언니에게는 마테오라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리아는 그날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성당을 답사하기 위해 떠난 아들이 사라졌다는 언니는 사립탐정이 마테오가 마지막으로 리아가 있는 서점에 왔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아들을 찾기 위해 왔다고 했지만 리아는 카르멘을 통해 마테오라는 이름을 듣기 전까지는 자신에게 조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카르멘은 서점을 나가면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서점의 직원들은 마테오가 여러번 서점에 왔었다고 리아에게 말했습니다. 리아는 아버지가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마테오에 대한 단서를 찾았고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테오는 알프레도 할아버지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리아 이모를 찾아왔습니다. 30년전 사르다가의 막내 이모의 죽음에 대해 부모님은 마테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 일은 마테오에게도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에게서 리아 이모에 대해 알게 된 마테오는 서점에서 리아 이모를 몰래 엿보면서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사실을 알수있었습니다. 신앙심이 깊은 부모님은 아들이 사제가 되기를 원했지만 마테오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세 통의 편지를 남겼는데 리아 이모에게 직접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테오는 리아 이모를 만나러 오기 전에 아나 이모의 친구 마르셀라를 만났습니다. 친구의 죽음 이후 모든 기억의 문을 닫은 마르셀라는 공책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어 두었는데 알프레도 할아버지의 손자에게 반지를 돌려 주고 리아에게 보내달라고 적어 놓았는데 마테오가 리아를 찾아간다는 것을 마르셀라는 알고 있었습니다. 마르셀라는 아나와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아나의 죽음 이후의 기억을 상실한 마르셀라는 자신과 아나는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단 한사람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르다가의 막내딸 아나의 죽음 이후 둘째딸 리아는 무신론자가 되어 가족과 나라를 떠나 더 이상 사르다가의 가족으로 살지 않았습니다. 30년이 지나서 카르멘 언니의 아들 마테오가 자신을 찾아오면서 아버지가 오랜 세월동안 아나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은 가족에게 상처로 남았고 종교적으로 강한 신앙심을 가진 가족과 신앙을 외면한 가족 사이의 차가운 이별이 30년이 지나서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동생을 잃은 리아와 신앙심이 깊은 부모님의 그늘에 있었던 마테오 그리고 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으로 기억을 잃게 된 마르셀라가 마음에 담고 있었던 고통 그리고 법의학 학교를 갓 졸업하고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건을 맡게 된 수사관 엘메르와 당시 신학생이었던 훌리안과 누구보다 강한 신앙심을 가진 카르멘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종교와 마음의 고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딸의 죽음과 풀지 못한 그날의 비밀을 쫓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이면에는 종교 그리고 사랑이 만들어 낸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무신론자라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30년이 지나서도 리아는 여전히 복음서의 구절을 암기하고 있습니다. 동생의 죽음에 울지 못했던 리아는 마음속으로 울었고 자신이 믿었던 신앙이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고통속에 종교를 외면했지만 그런 리아에게 아버지는 진실을 알기 위해 혼자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해 최고의 범죄 소설에 주어지는 대실해밋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한 작품이라는 설명처럼 미스터리를 표방하지만 그 속에는 가족과 사랑이 있습니다. 종교적인 문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막연하게 두려워하던 진실을 알게 되었을때 더 고통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그 진실을 계속해서 마음에 묻어 둔다는 것이 결코 답이 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리아와 마테오에게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그 용기를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대성당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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