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인
스테이시 홀스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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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잉글랜드 부인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 1904년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에서 그 당시의 시대상과 여성들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도우미가 있지만 당시에는 직업적으로 유모가 활성화되어서 부모를 대신해서 아이들을 산책시키고 잠을 재우는 유모는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다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인과는 다른 독창적인 직업인 유모는 자신이 하는 일에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수있었습니다. 가끔 영화에서 여주인공 곁에서 도와주는 유모가 나오지만 유모가 주인공으로 그녀의 삶과 직업에 대해 자세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는 처음이라 더 흥미롭고 유모가 느끼는 아이들에 대한 감정과 자신이 일하는 집에서 느끼는 직업적인 능력에 대해서 알게되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유모로 활동하면서 아이들 곁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 유모이고   제대로 학교에서 배워서 그 지식을 바탕이 되어 완벽하게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에서 직업적인 자부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모라고 하면 단지 아이들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집안에서 가족들과의 관계나 손님들과 하인들과의 관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자격증을 얻을수 있고 그런 평가를 통해 다른 집으로 직장을 옮길수도 있는데 루비 메이는 놀랜드 유모학교를 졸업하고 래들렛 부인의 집에서 조지나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자라나는 조지나의 모습이 흐뭇하고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메이에게 래들렛 부인은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남편이 시카고로 직장을 옮기게 되면서 그들 가족이 이민을 가는데 당연히 메이도 함께 가자고 하지만 그 제안을 메이는 받아들일수없었습니다. 고향에서 청과물 가게를 하는 부모님과 어린 동생 넷을 두고 외국으로 이민을 갈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와서 심슨 교장선생님에게 일자리를 부탁하지만 래들렛 부부의 제안을 거절하고 사직을 한 메이의 행동에 교장 선생님은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여름철에는 다들 휴가를 가서 유모를 새로 구하는 곳이 많지 않았고 졸업생들도 취업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당연히도 재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이런 이유로 지금 당장 메이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좋은 기회를 거절한 메이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다른 졸업생들도 외국에 나가 일하고 있다고 하면서 유모를 구하는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 여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조건에서 메이가 일하게 될 가족을 찾는 것이 어려울것 같다고 말하지만 메이는 자신은 당장이라도 일해야 한다면서 월급을 받아서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자 교장선생님은 메이가 네명의 동생을 위해서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학교에 들어 온 구인광고를 보지만 적은 연봉을 주는 곳과 이혼한 여배우가 보낸 편지 요크셔의 잉글랜드 부인이 보낸 편지등 모두가 교장선생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자리였지만 당장 일을 해야 하는 메이는 그중에서 잉글랜드 부인의 조건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교장선생님은 남자아이 둘과 여자아이 둘을 돌보아야 하고 방직공장을 운영하는 잉글랜드 부부가 런던에서 멀리 떨어져있다는 것과 무엇보다 편지에는 큰 아이가 아파서 예민한 아이를 돌보았던 경험을 가진 유모를 구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큰 아이의 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교장선생님의 반대에도 메이는 당장 자신이 그 일을 하겠다고 교장선생님을 설득했습니다.
어린 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메이의 마음도 이해되지만 좋은 조건으로 외국에 가자는 제안을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서둘러 일을 하겠다는 메이에게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잉글랜드 부부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메이는 요크셔로 오는데 찰스 잉글랜드가 직접 자신을 마중 나온 사실에 놀라면서 그가 집으로 가는 길에 방직사업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어두운 밤 집으로 가는 길이 비밀 동굴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자신들의 집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내의 외할버지가 방직사업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두운 집에서 메이가 놀이방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리고 불이 켜진 방에서 잉글랜드 부인을 처음 만났을때 부인은 메이가 내일 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남편이 마중 나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메이가 아이들에 관해서 알아야 할 것이 있는지 물었을때 부인은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부인의 태도를 메이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메이에게 세 번 실직한 학생에게는 취업의 기회가 없다고 경고했고 이미 교장선생님을 실망시킨 메이는 잉글랜드 가족의 아이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데카,사울,밀리 그리고 어린 찰리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고향에서 네명의 동생들을 돌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하지만 하드캐슬 하우스에서의 생활은 다른 집에서 유모생활을 했을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는데 잉글랜드 부인이 아이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방직공장을 운영하면서 바쁜 찰스가 모든 집안 일과 육아를 도맡아서 하고 있었고 그런 모습에서 찰스가 안타깝고 반대로 부인이 아이들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메이는 가장 어린 여동생 엘시가 척추에 문제가 있어 걷는 것이 불편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기를 바랬고 그래서 더욱 완벽한 유모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지만 조금씩 잉글랜드 가족에게 처음과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찰스가 집안일에 무관심한 부인을 대신해서 모든 일을 자신이 맡아서 일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것이 진실인지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의심이 들고 잉글랜드 부인의 무관심 이면에 무엇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메이는 차츰 알게 되었습니다.
메이는 하드캐슬 하우스의 잉글랜드 가족을 완벽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심슨 교장선생님은 세상에 완벽한 가족은 없다고 말합니다.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 어린 동생들을 위해 일하는 메이와 자신의 뜻과 다르게 살아야 하는 잉글랜드 부이은 다르지만 닮아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이에게는 어린시절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가 있고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하드캐슬  하우스의 아이들을 자신이 잘 돌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했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살았던 메이와 잉글랜드 부인의 삶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들의 삶에는 자신보다 가족이 있었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숨겨진 진심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허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이 펼쳐보이는 이야기를 더 관심있게 지켜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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