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어루만지면 창비청소년문학 123
박영란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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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어루만지면’ 이라는 제목을 접한 순간 ‘어루만지면’의 뜻을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 국어사전에서 ‘어루만지다’ 를 검색해 보았다.
‘어루만지다’: 가볍게 손으로 살살 쓰다듬어 주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의미가 맞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젠 제목이 갖는 의미, 아니 박영란 작가가 제목을 통해 의도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본다면 나와 관계된 사람들의 형편과 태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가족과 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 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 1층 식구들의 존재를 통해 시공간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남동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나.
이들의 이야기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른 시공간의 존재인 것 같은 이들과 함께 하며 진행된다. 물론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았을 때 그들은 다른 시공간의 존재는 아닌 듯하다. 그들을 통해 아버지의 존재와 가족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 생각한다. 시공간을 어루만졌더니 비로소 보이는 것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며 나의 가족인 것이다. 이 소설은 따뜻하고 아늑하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분명한 세계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세계, 정신과 마음 속의 세계, 무수히 많고 영원한 원자들이 서로 뭉치고 흩어지는 세계가 뒤섞여 각자의 시공간을 이룬다는 것을 어렴풋이 받아들였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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