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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과 물고기 - 제17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작
문서정 지음 / 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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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데도 참, 잘 쓰는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작품들이 다 단편 소설의 정석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설 습작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 같다. 수록작 여덟 편 모두 잘 쓴 작품들이었다. 잘 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면 이 여덟 편은 좋은 작품들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대개 단편집을 구매하면 수록작 서너편만 읽고 읽지 않는 편인데 핀셋과 물고기는 끝까지 다 읽었으니 흡인력도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표지는 조금 아쉬운 듯도 하고 괜찮은 듯도 하고 그랬다. 아마도 요즘 출간되는 책 표지들의 트렌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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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과 물고기 - 제17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작
문서정 지음 / 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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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과 물고기』는 가독성이 좋았고 문장이 좋았다. 이야기에 빨려들 듯이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여덟 편의 이야기는 거짓을 권하는 사회, 부조리한 부부의 세계,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견디는 여자들의 이야기, 또한 그녀들의 연대 이야기였다. 의미 있는 이야기를 술술 잘 쓰는 이런 작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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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 강가에서 우리는
박지음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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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한여름에 네바강 가에서 우리는를 읽었다.

  간결하고 단단한 문장은 읽기 좋았다. 아주 잘 만들어진 여덟 편의 단편을 읽는 기쁨이 컸다 박지음 작가가 그려낸 톰볼로 위의 그녀들에 동화되어 가면서 정독했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톰볼로가 있다"(191)는 작품 속 문장처럼 네바강 가에서 우리는에 수록된 여덟 편의 단편에는 톰볼로 위에 서 있는,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그녀들이 등장한다. 소설 속 그녀들이 톰볼로로 가는 길에는 어디에나 장애물이 놓여 있다. 애인을 버리고 안온한 삶을 택해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에게도, 소통부재의 남편을 둔 아내에게도,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소설가에게도, 아이도 남편도 없는 싱글 여자에게도, 햄버거로 배고픔을 달래는 대입 재수생인 20대 여자에게도. 제도적 일상이나 관습을 찢고 탈출구를 찾아 톰볼로로 향하는 그녀들은 징징거리지 않는다. 담담하게,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뿐이다.

  수없이 많은 벽을 뚫고 나와야 할 작품 속 그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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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 문서정 소설집
문서정 지음 / 강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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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수록된 단편 여덟 편을 주말 동안 읽었다문체는 내밀하며 문장은 간결하고 아름답다. 버려진 이들의 세계와 그들 삶의 내밀한 균열을 섬세한 호흡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신인 작가의 소설집인데 가독성이 높다.

  작품 속 화자나 주인공들은 모두 상처를 안고 있거나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제나 '어디든 새로운 길은 남아 있을 것' 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수록된 여덟 편이 다 좋았다신예작가의 다음 작품집이나 장편소설을 기대해본다.

 

 

레일도 없는 길을 바퀴도 없는 기차를 타고 하염없이 달려가고 있는 내 상황을 ‘얼마나 좋을까’ 라는 달콤한 말을 빌려 수영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레일위의 집’ 11쪽)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슬픔은 머리카락처럼 자라나고 불행은 밤처럼 점점 짙어 간다는 걸 나는 이미 열일곱 살에 알아버렸다. (‘밤의 소리" 60쪽)

"울고 싶은 데 말이야 마음 놓고 울 데가 있어야지. 집에서 아픈 딸애 앞에서 울까? 병원 사무실에서 울까? 돈도 벌면서 마음껏 실컷 울고……"
그녀는 말을 끝내고는 흐흥, 흐흥 웃음을 흘렸다.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100쪽)

"별을 버리는 건 삼촌을 버리는 일이야! 세상에는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했어. 삼촌이 그렇게 말했어!" (‘개를 완벽하게 버리는 방법’ 131쪽)

가만히 있어 줄래요. 그냥…… 단지…… 그러니까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요. (……) 오랫동안 잠들지 못한 사람은 오랫동안 잠들지 못한 사람의 고통을 안다. 예련은 침대에 누워 남자가 팔을 풀어줄 때까지 하나, 둘, 셋, 하고 속으로 세었다. 오백 몇 개를 세었을 때 남자의 팔이 스르르 풀렸다. (‘지나가지 않는 밤’ 186~187쪽)

때론 단출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불쑥불쑥 누군가의 얼굴이 뇌리를 가로지르려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종일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거나 백화점 명품관을 순례하곤 했다. 누락된 기억들은 서랍장 속 깊은 곳에 봉인되어 녹슨 잠이나 자면 될 일이었다.
(‘밀봉의 시간’ 153쪽)

주인여자가 수술이 잘 되어 깨어난다면 함께 캠핑카라도 구입해 어디로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주인여자나 나나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어디든 새로운 길은 남아 있지 않을까. (‘나는 유령의 집으로 갔다’ 225쪽)

소파는 그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버지나 정원보다도 더 각별했다. 오로지 소파만이 자신을 보호해 줄 것만 같았다. 소파만이 잘 할 수 있어, 절망하지 마,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 ) 수현은 소파 위에 기다랗게 누웠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거실 바닥으로 비쳐들었다. 낮은 조도처럼 노랗고 부드러운 빛이었다. 눈꺼풀이 감겼다.
(‘소파 밑의 방’ 257~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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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가 말씀하시길 푸른사상 소설선 26
이근자 지음 / 푸른사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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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가 말씀하시길>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있는 사유, 내공이 느껴지는 탄탄한 문장, 세공이 잘된 서사로 진지하게 묻고 있는 작품이다. 가족의 분열, 봉합, 새로운 형태의 가족 만들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히포가 말씀하시길‘과 ‘옥시모론의 시계‘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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