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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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몰라도 자본론을 몰라도 쉽게 읽히는 것은 장점, 그렇게 쉽게만 쓰여 음미해볼 만한 구석이 별로 없다는 것은 단점. 자본론이 제목에 부각된 데 비해서 이윤 없는 경여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편. 대부분은 빵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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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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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당신이 남길 문화적 유산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십니까?
에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글쓰기는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소통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요. 작품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가의 문제는 소설가나 시인만이 아니라 모든 작가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랍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철학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론은 납득시키려고 책을 씁니다. 그리고 앞으로 3000년 동안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계속 읽기를 바라지요. (..) 어떤 작가가 글을 쓸 때 자기 책의 운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그건 순전한 거짓말이에요.-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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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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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이라는 단어를 듣고 울컥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내가 느끼는 그 감정과 한국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이 책 안에 있었다. 수치심, 모욕감, 모멸감의 구분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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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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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자기의 모습에서 유발되는 감정이라면, 모욕감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나 방식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다. 따라서 수치심에는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섞일 수도 있지만, 모욕감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모욕감을 유발한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서 분노나 원한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64쪽

모욕은 적나라하게 가해지는 공격적인 언행에 가깝고, 경멸 또는 멸시는 은연중에 무시하고 깔보는 태도에 가깝다. 모욕에는 적대적인 의도가 강하게 깔려 있는 반면, 경멸에는 그것이 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모욕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무심코 경멸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모멸은 후자의 가능성까지 포함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멸은 수치심을 일으키는 최악의 방아쇠라고 할 수 있다.
모욕감과 모멸감도 그러한 차이에 병행하여 대비를 이룬다. 모욕감을 느낄 경우, 그 감정을 유발한 사람을 분명하게 지목할 수 있다. 반면에 모멸감은 누군가가 나를 직접 모욕하지 않았다 해도 느낄 수 있다. 또는 어떤 상황 자체가 모멸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67쪽

일터가 삶터를 대체해버린 사회에서, 일자리 없는 '잉여 인간'은 '노바디'처럼 여겨진다.-84쪽

한국 사회에서는 상해나 살인 등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에는 매우 민감하지만, 무형의 폭력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이다. 오만과 모멸의 사회체제는 그런 무딘 감수성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137쪽

사회적 결속이 느슨해지고 사적인 영역에서도 친밀한 관계가 어려워지는 상황, 그렇다고 개인주의적 세계관이 형성된 것도 아니어서 타인의 시선에 늘 전전긍긍하는 삶은 모멸감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 얼개는 이러하다. 고립된 개인들이 자기 정체성이 박약한 가운데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행복과 불행, 오만과 콤플렉스 사이의 왕복을 거듭한다. 귀천이나 우열의 가파른 위계 서열에서 상위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자존감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실제 자신이 처한 현실이나 맞이하게 될 미래를 직시하면서 스스로를 투명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천박한 통념과 허위의식에 사로잡힌다.-143쪽

나도 그 더러운 세상의 일부가 되어 일등이 아니면 눈길을 주려 하지 않는다. 나 자신에게조차 그런 가혹한 기준을 적용한다. 모멸감의 일정 부분은 자업자득이다.-145쪽

모멸은 인간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내준다 해도 반드시 지키려는 그 무엇, 사람이 사람으로 존립할 수 있는 원초적인 토대를 짓밟는다. -161쪽

저마다 그 대상을 알 수 없는 분노의 화약고를 가슴에 재워 넣고 있다가 신경질과 화풀이라는 총탄으로 연신 쏘아대는 사회에서 사람다움이 들어설 자리는 매우 비좁다. 타인의 인격을 부정하는 풍토는 결국 자신의 존엄성도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168쪽

타인의 시선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처와 아픔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그것으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마음의 습관은 상대방을 그 굴레에 가두어버린다. 그의 모든 성격과 행동을 트라우마와 결부시키면서 비정상의 부류에 묶어버린다. 그 결과 연민의 눈길은 수치심을 자극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보는 자는 자신이 더 낫다는 우월감에 사로잡힌다. 일종의 권력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197쪽

인간에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자존감이다. 품위를 훼손당했다고 생각할 때, 목숨을 걸고 보복하거나 그것을 회복하려고 몸부림친다. 아니면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 상태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났을 때 적적하게 대응하는 사회를 가리켜, 철학자 아비샤이 마갈릿은 '품위 있는 사회decent society'라고 말한다. 정확한 정의를 내리자면 '구성원들이 자기가 모욕당했다고 간주할 만한 이유가 있는 조건에 맞서 싸우는 사회, 또는 그럴 만한 이유를 제공하지 않는 사회'다.-210쪽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 것은 습득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 이하로 보는 것은 습득되었을 확률이 높다." 아비샤이 마갈릿, <품위 있는 사회>-221쪽

자신의 특별함도 상대화시키면서 평범한 것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과 이룬 업적을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그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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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길 서러워라 - 단비뉴스의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4
제정임 엮음 / 오월의봄 / 2013년 12월
품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의 요양병원은 1103개나 되지만 대부분 전문적으로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체계적 관리가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영리/비영리, 서비스 질, 경영 투명성에 상관없이 노인을 몇 명 유치하느냐에 따라 운영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병원은 노인성 질환 환자로 인정받으면 환자는 시설 이용비의 20%만 지불하면 된다. 나머지 80%는 국가가 부담한다. 환자 본인부담금을 내주면서 환자를 입원시킨 뒤 지원금을 챙기는 병원도 있다.
원인은 현행 장기요양보험법상의 노인의료복지시설이 신고만 하면 쉽게 설립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략) 최근엔 경영난을 겪던 개인병원들이 우후죽순 치매요양병원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2006년 361개에 불과했던 요양병원이 제도가 제정된 2007년부터 빠르게 증가해 현재 약 4배가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63쪽

장기요양보험의 판정 기준은 주로 신체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치매 환자의 주요 특성인 '인지기능 저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매 초기나 경증 환자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망상, 배회증상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치매 환자라도 신체 기능이 정상이면 혜택에서 소외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다.
(중략) 등급을 못 받으면 혜택도 없다. 등급은 공단 직원이 다녀간 뒤 약 1~2주 뒤 통보되는데, 1~3등급을 받지 못하면 요양보호사 고용은 물론 약값과 치료비까지 온전히 가족의 몫이다. 반면 등급을 받으면 본인부담금이 전체의 10~20%로 낮아진다. 예를 들어 주간보호센터 같은 시설 이용비도 등급이 없으면 금액을 100% 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3등급만 받아도 이용비의 약 80%를 국가가 대신 내주는 식이다. (중략)
등급 판정이 이렇게 되다보니, 평소에 증상이 심각한 환자 모습을 CCTV로 24시간 찍어 제출하거나, 될 때까지 계속해서 이의신청을 하는 가족도 있다. 그래도 안 되면 치매 지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책정돼 있는 도시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67-70쪽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2년 7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8년 501만 6000명에서 2012년 589만 명으로 4년간 17.4% 늘어난 반면, 치매로 진단된 노인은 같은 기간 42만 1000명에서 53만 4000명으로 26.9% 증가했다. 치매 노인의 증가는 발병 자체가 늘어난 결과일 수도 있고, 공공 검진제도의 도입으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져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중략)
국가가 치매 노인을 보살피고 치료하는 데 들인 비용은 연간 약 8조 7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추세가 진전됨에 따라 치매 환자의 수나 관련 예산 지출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73쪽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65세 이상 노인 1만 442명 중 99%가 하루 1시간 이상 TV를 시청하고 있었고, 평균 시청 시간은 하루 3.82시간이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가량(29.8%)은 하루에 5시간 이상 TV를 본다고 응답했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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