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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서점에 갔다 이 책을 보고는 오랜만에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 표지에 문구들이 눈에 띄었어요.
"이대로 나이만 먹고,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끝나는 것일까."
"미나코*전업주부
원하는 것은...존재감"
저는 아이랑 외출할 때 책을 한 권씩 챙겨가지고 다녀요.
밖에서 아이가 잠이 들면 읽으려고요. 그렇게라도 내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
이 책도 잠든 아이를 업은 채로 카페에 앉아 읽었습니다.
카툰 형식이라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고요,
담담하게 읽다 울컥해서 살짝 눈물을 훔쳤습니다.
모든 도토리가 나무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네요.
나무가 되는 것은 도토리에게 아주 힘든 일이라고.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는 새에게 먹히거나 밟혀서 으깨지고,
새싹이 나올 수 없는 곳을 굴러다니기도 한다고.
'꿈',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을 도토리에 비유해 본다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단지 '있다.'는 것만으로도
존재감과 자존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괜찮은 걸까요?
나무가 되지 못한 도토리라도 단지 '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을 읽다 제가 울컥한 부분은
미나코가 남편과 나누는 아주 소소한 대화 장면이에요.
남편이 덮고 있는 이불이 어떤 이불인지...
책 중간 중간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빈 페이지가 있는데요,
이 부분을 읽다 저도 마음에 빈 페이지를 두었습니다.
여자 만화라고 하던데, 전업 주부가 읽으면 더욱 공감할 만한 책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