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 - 아마존 예콰나족에게서 ‘인간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을 배운다
진 리들로프 지음, 강미경 옮김 / 양철북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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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마음이 없다거나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
어른들은 “아직 때가 안 돼서 그럴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어른들이 말하던 ‘때’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인 진 리들로프가 이야기하는
‘연속성’과 유사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잠만 자던 아이가 주변을 살피고, 무엇이든지 입에 집어넣어 탐색하고
뒤집고, 어른들이 먹는 것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때가 되면 강요하거나 채근하지 않아도 아이는 각각의 성장 단계를 거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이때 엄마 품은 롤러코스터의 안전장치 같은 역할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롤러코스터가 지니는 매력의 비밀은 안전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롤러코스터가 트랙을 따라 질주하다 공중에서 뒤집어져도
안전띠를 매고 있기 때문에 전혀 위험하지 않다.”
-p. 187

엄마의 넉넉한 품과 사랑, 믿음이 있기에 아이는 안심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엄마 품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면,
안전장치 하나 없이 무조건 롤러코스터에 태운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불안에 떨며 온전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갈지도 모른다.
혹은 온전한 행복의 대용물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거나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어른 아이에 머물 수도 있고.

예콰나족 엄마들은 아이를 품에서 떼어 놓지 않고 늘 함께한다.
일을 할 때도, 음식을 만들 때도 함께하기 때문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족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응석받이로 자랄 거라고 짐작한다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생각하듯 아이를 많이 안아 주어서 아이가 독립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해낼 거라는 믿음, 든든한 버팀목처럼 기다려주는 부모의 넉넉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안정감을 주되 요즘 엄마들처럼 만사 제쳐두고 아이에게만 올인하지 않는 것,
예콰나족에게 육아란 ‘별스러운 일’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다.
일과 놀이와 생활이 분리된 현대 사회에서
예콰나족의 방식을 고스란히 따를 수는 없겠지만,
‘연속성’에 바탕을 둔 ‘인간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은 참고할 만한 점이 많다.
육아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그러려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비극 대부분은 인간이라는 종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인식하는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는 권태를 마지못해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참혹한 유아기와 아동기를 겪고 나서 겨우 남아 있는 우리의 연속성마저
수많은 방법으로 못살게 군다.
……
우리는 아이들은 부모를 무시하고 부모는 아이들을 짜증나게 한다고 기대한다.
우리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결혼에 대해서도 회의하며 살아가는 삶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삶은 고달프며 행복할 수 있다면 행운이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여긴다.
우리는 행복을 타고난 권리로 보지 않으며,
행복이 평화나 만족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p. 229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문장.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건지, 오래 전에 쓰인 책이라 그런 건지,
옮긴이의 솜씨 때문인지, 편집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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