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새해 첫 날
첫마음
리뷰 쓰기 딱 좋은날

작가소개에서 오세암을 쓰신 분이라는 걸 알게되고 

만화영화 오세암을 보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며

참 영혼이 맑고 순수하신 분

어떤 에세이를 남기셨을까 궁금했다. 

역시는 역시!
한 살

새 나이 한 살을 

쉰 살 그루터기에서 올라오는 새순인 양 얻는다



썩어 문드러진 헌 살 헌 뼈에서

그래도 남은 힘이 있어 올라온 귀한 새싹



어디 몸 뿐이랴

시궁창 같은 마음 또한 확 엎어 버리고 

댓잎 끝에서 떨어지는 이슬 한 방울 받아

새로이 한 살로 살자



엉금엉금 기어가는 아기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벌거숭이

그 나이 이제

한 살



-정채봉[첫마음]



나도 한 살이다. 

흰소띠 해에 다시 한 살이 되었다. 

그루터기에 움튼 새싹이니

댓잎 끝에서 떨어지는 이슬 한 방울 한 방울 받아

새로이 한 살을 살아야지



새롭게 

그루터기가 된 전과 다르게



이 분의 책을 읽다 보니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 

깊게 사유하고 함께 했다는 걸 느꼈다. 



바다, 꽃, 별, 생명



마음에 아픔이 있고 신체적 고통이 있는 와중에서도

자연에서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책 내용 중에

생명이라는 제목을 가진 글에서는

진달래 가지를 산에서 꺾어와서 

물에만 담아 놓아도 

꽃망울을 맺고 피는 것을 보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저렇게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 놓는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진달래 꽃가지가 원근元根으로부터 꺾여 온 것은 우리 사람으로 말하면 반 죽음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데도 저렇게 잉태한 것을 물 한가지만 먹고도 마침내 내놓고 마는 것이 가륵하지 않는가요?"

말하시며

힘내라고 용기를 준다. 

나의 본래의 모습은 뭘까..

새싹이 된 내가 어떻게 꽃으로 피어나고 열매를 맺을까. 

기대된다. 

물질을 티끌로 보아라

성철스님과 대화를 한 일화가 나온다. 

핵심적인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답해 주신 스님

"도는 인간의 마음속에 완전히 갖추어져 있어. 그러니까 마음을 바로 보면 도를 아는바, 이것을 깨쳤다고 하는 것야.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은 망상이 마음을 덮고 있기 때문이지, 망상이 티끌만큼이라도 남아 있으면 마음을 보지 못한단 말씀이야"

"보통 사람들은 깊은 잠이 들면 어둡지만 깨친 사람은 광명이 항상 일여하므로 아무리 깊은 잠이 들어도 마음은 밝아 있으니 이것이 깨친 증거야"

"인간이 바로 살려면 자기의 근본 가치부터 먼저 알아야해.

자기가 순금인 줄 알면 순금을 버리고 먼지인 물질을 따라가지는 않을 거 아닌가"

자기의 근본 가치

나의 가치를 버리지 않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에세이#첫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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