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골드 에디션)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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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으로 Grit은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에요. 삶을 살아가고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단어인데, 저는 그릿이 있나 생각해보면 글쎄요... 재능이 있다기보다 뭐든 노력하는 편이긴 한데, 오랜 기간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한 일은 또 없는 것 같아요. 최근 책 읽고 리뷰 쓰는 것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지친다' 생각하고 있던 터여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어요.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는 맥킨지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천직임을 깨닫고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수학을 가르쳐요. 그곳에서 성적의 차이가 단순히 IQ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요. 인생의 성공에 있어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해요. 인간의 의지와 자기 절제에 대한 10년이 넘는 연구는 2013년 천재에게 주는 상으로 유명한 맥아더 펠로상을 수상하기도 해요. 천재가 아니라는 말을 계속 들으며 자란 저자가 천재에게 주어진 상을 받게 된 것이죠. 이 책은 이런 그녀의 연구가 담긴 첫 번째 저서에요.


성공하기 위해 재능 vs 열정과 끈기,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대부분 사람이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재능을 더 편애하는 양면성을 드러낸다고 해요. '노력형' vs '재능형'의 사람을 봤을 때 재능형인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거죠. 하지만 이는 재능만 집중 조명함으로써 나머지 요인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보낼 수 있어요. 저자가 연구한 결과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재능보다 '열정과 결합된 끈기', 즉 그릿(GRIT)이 있었다고 해요.



'성취 = 재능 X 노력²'. 재능보다 두 배 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해요. 승부욕이 강한 수영 선수들을 연구한 논문인 <탁월성의 일상성>의 결론은 '빛나는 인간의 업적이 실은 평범해 보이는 무수한 개별 요소의 합'이라고 해요. 하지만 니체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완성된 탁월한 기량'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해요. 일상성보다 신비함을 선호하고, 선천적 재능을 신화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돼요. 나는 재능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시작했던 일을 너무 빨리, 너무 자주 그만두게 되는 거죠. 노력하지 않을 때 재능은 발휘되지 않은 잠재력일 뿐이에요. 노력은 재능을 기량으로 발전시켜주는 동시에 기량이 결실로 이어지게 해준다고 해요.


그릿은 아주 오랫동안 동일한 상위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에요. '인생철학'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자신의 상위 목표가 무엇인지 고민을 거친 후에, 상위 목표는 잉크로 쓰더라도 하위 목표는 연필로 쓰라고 해요. 때에 따라 수정하거나 혹은 전부 지우고 새로운 하위 목표를 대신 쓸 수 있어야 하니까요. 성공하지 못하면 또다시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시도해도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은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이에요.

첫째, 관심.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어요. 관심사를 발견한 뒤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해요.

둘째, 연습. 전문가들은 '의식적인 연습'을 수천, 수만 시간 동안 한다고 해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 후 온전히 집중하고 비상한 노력을 해요.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 적극적으로 수용한 후 처음부터 반복, 또 반복한다고 해요.

셋째, 목적.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려는 의도가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해요.

넷째, 희망.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로, 성장형 사고방식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줘요.


"우리 모두는 재능뿐 아니라 기회에 있어서도 한계에 직면한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부여한 한계가 생각보다 많다. 우리는 시도했다 실패하면 가능성의 한계에 부딪쳤다고 결론을 내린다. 또는 겨우 몇 걸음 가보고는 방향을 바꾼다. 어느 경우든 우리가 가볼 수 있는 곳까지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릿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다." (P. 358~359)


책을 읽으면서 알았어요. 저도 '선천적 재능에 대한 편향'이 있었음을요. 재능과 노력중에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재능있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었어요.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어차피 난 재능있는 사람은 못 이긴다며 일찌감치 포기한 일도 있었을 거예요. 그 사람이 성공한 결과만 봤지 성공에 이르기 위해 노력한 긴 시간은 보지 못한 거죠. 아니, 보려고 하지 않았는지도 몰라요. 어느 순간 운명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내 앞에 나타나길 바란 적도 있어요. 지금도 약간 그런 마음이 남아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마법같은 일을 바랄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어요. 해봄으로써 내게 더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거였어요. 책을 읽으면서 열정적 끈기를 가지고 성공에 이른 사람들 대다수가 10년 이상 걸린 것을 보고 그동안 헛된 마음을 품고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저만의 속도로 가야 하는데 조급함을 가지고 어떻게든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지난날의 제가 부끄럽기도 했어요. 아직 뭐가 천직인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 하는 일이라도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해봐야겠어요.


지금 하는 일에 지치신 분, 어떤 일이 나의 천직인지 모르는 분께 인사이트를 줄 책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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