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미싱
스즈키 세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미싱과 로큰롤의 두가지 단어에서는 서로 상반된 느낌이 난다. 미싱이 6~70년대 여공들의 수난의 상징물처럼 여겨진다면, 로큰롤은 8~90년대 청춘의 핱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로큰롤이 청춘의 발산물이라면, 미싱은 청춘의 무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물론, 이것은 나를 비롯한 일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고, 일본인들에게 이 소설의 제목이 그렇게 모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읽게 된 계기는 일본 굴지의 신인상을 수상한데다 작품이 영화로도 각색되었다는 점에서 어떤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역시 일본 소설 답게 기승전결은 뚜렷하지만, 전체적으로 잔잔하기 그지없다. 소설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매너리즘에 빠져 회사를 그만 둔 샐러리맨 겐지가 친구 요이치와 그의 동료들이 만든 인디 의류 브랜드 스트로보 러시의 발전과 끝을 지켜보는 내용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별 내용이 없어보이는 책이지만, 주인공들과 비슷한 연배의 독자가 읽게 된다면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가끔은 누구나 일탈을 꿈꾸고, 그 일탈이 결국은 다시 일상에 매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도전은 멋지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들의 인디 의류 브랜드가 성공해서 큰 돈을 벌었다등등의 진부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면 말이다.

일상에 지쳐있고 가끔은 일탈을 꿈꾸기도 하는 그들 또래의 나에게 이 책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무언가에 깊이 빠져서 밤을 지새웠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까마득한 나이지만,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진짜 해 보고 싶은 일에 한 번 쯤은 도전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자극 말이다. 어떤 일이든 즐기면서 할 수 잇을 때 열정을 다 쏟는다면 그 일을 마칠 때 역시 후회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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