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를 찾아서 1 : 고조선과 대마도의 진실 환단고기를 찾아서 1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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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회가 되면서 올바른 역사의식이 무엇인지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민족과 그 문화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 어쩌면 배타적인 국수주의를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내 마음속에 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올바른 역사의식이란, 조상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잊지 않으면서도 다른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할 줄 아는 것이란 걸 잘 알지만, 중도를 지키기가 참 힘든 일 인것 같다.
이 책을 익으면서도 그런 역사의식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게 된다. 발해국이 존재하던 시절, 우리나라 땅이었던 드넓은 영토가 지금은 중국에 속해있고, 우리 국민들은 그 사실조차 잘 알지 못한 채, 삼국의 역사만을 우리나라 역사로 여기고 있는 현실을 작가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그런 역사의식을 갖게 된 이유가 일제의 계획적이고 치밀한 역사 말살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일본의 역사 말살정책과 그로 인해 사라진 우리 역사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독자가 이것을 '예전 우리 땅을 다시 찾아야한다.' 라는 배타적인 방식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외과 의사 태영광은 내시경 기계를 개조하여 땅속에 있는 물건을 탐지하는 기계를 개발하게 되고, 유병권 박사를 도와 지방의 어느 오래된 무덤에서 환단고기를 쓰는데 기초 자료로 작용한 '대변설'과 그 책이 무덤 속에 있게 된 사연을 적은 얇은 책자를 발견하게 된다. 유 박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난 후, 그의 유지를 이어 받아 일본의 역사 말살 정책과 그로 인해 사라진 우리 역사를 담은 수많은 책을 찾아 일본 황실 서고로 잠입하여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
단, 몇 줄로 요약되는 소설적 스토리 안에는 수많은 역사적 지식이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선 총독을 역임하며 일제 강점기 시대를 연 주역인 일본의 이등박문(이토히로부미)의 생애와 그의 만행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새삼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인으로서 그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을 단순한 살인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그가 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는 그러한 이토 히로부미의 행적이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태영광이 황실 서고에 잠입할 때 도움을 준 일본인 하나코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일본인이지만, 옳은 일을 위해서 기꺼이 동참하는 그녀의 용기가 빛을 바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녀 가문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그녀가 한국인인 태영광을 도와 자신의 조국을 배신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그녀의 행동에 대한 순수한 동기를 퇴색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차라리 그녀가 태영광의 제의에 국가의 이익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진실을 밝히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장이 빨리 빨리 넘어가면서도 알맹이 가득한 역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만족 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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