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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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바쁘고 힘들 수록 사람들은 산을 찾게 되는지 모르겠다. 산에서 사람들은 일상의 번뇌와 희노애락을 내려놓고 자연의 힘과 지혜를 배우고 돌아오나보다. 소설 '미실'을 통해 나에게 알려졌고,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통해 내가 좋아하게된 작가 김별아는 이 책을 통해 독자를 산으로 부른다. '이 책을 읽고나니 산에 가고싶어졌어요.'라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녀와 함께 산행을 하게 된다. 작가는 산에서 얻은 여러가지 화두들을 독자에게 던지고 읽는 내내 그 화두가 독자를 숨가쁘고 땀흘리게 한다. 마치 높은 산처럼...
"아직 자기도 어린애인 주제에 형 노릇을 한답시고 젖먹이 동생들을 업고 있는 아이처럼 서로 업고 업힌 겨울 눈을 바라보노라니 갑자기 눈에 눈이 들어갔는지 눈물이 날 것 같다. 고 깜찍스런 작고 여린 것들이 바위 같다. 바위가 일으킨 새해 첫 기적 같다. 겨울 산행이 춥고 지루하고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 같은 봄의 희망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P.70)"
저자는 산에서 아름다운 생명의 움직임을 보기도 하고, 혹독한 눈,비에 발길을 거부당하기도 하고, 고봉의 기세에 압도 당하기도하며, 아직 먼 정상을 간절히 염원하기도 한다. 산은 단비가 메마른 땅을 적시듯 그렇게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 12시간 이상산행을 하면서 끊임없이 물을 마시거나 초콜릿을 먹으면서 힘겹게 힘겹게 위로 위로 오르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다이어트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산행이라지만, 헬스장에서 흘리는 땀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산행에서의 땀방울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아들과 아들의 친구, 그리고 그들의 학부모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 한참 컴퓨터 게임과 만화책에 몰두할 나이의 중학생 남자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빠지지 않고 산행을 다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이들이 귀찮고 힘들어하면서도 꾸준히 산으로 향하는 이유는 산이 그 아이들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땀을 식히는 시원한 산바람, 정상에서 외치면 돌아오는 메아리, 고개를 들면 너무나도 맑은 하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성취감, 그것들이 아이들을 산으로 또 산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몸의 건강보다도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산행을 하는 아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저자와 그의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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