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19년간 조선을 다스린 27명의 임금 중 폭군을 꼽으라면 연산군을 떠올릴 테고, 혼군을 꼽으라면 선조와 인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전란중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왕.

 

<인조 1636>은 저자 유근표가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각종 사료를 연구해 펼쳐낸 책으로 조선의 16대 왕 인조와 병자호란에 관한 내용을 자세하게 담아냈다.

 

병자호란을 이해하려면 당시 조선에 자리 잡았던 친명배금(親明排金)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문자 그대로 명을 가까이 하고 후금을 멀리한다는 이 외교정책은 작금의 정서로만 본다면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한 완벽하게 실패한 정책일 수 있으나, 당시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는데 큰 힘이 되어준 명나라에게 재조지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광해군이 패륜과 명과 금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다는 이유로 폐위되고, 반정을 통해 즉위한 인조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인조에 대한 평이 박한 것은 그가 즉위 이후 보여준 한심한 행보들 때문일 것이다. 간신들의 이간질에 넘어가 공신들을 박대한 점, 전시마다 가장 먼저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점, 정권 유지를 위해 저물어가는 명나라를 맹신하고 후금(청나라)을 배척한 점, 자신의 아들인 소현세자를 질투한 점 등 참으로 다채롭게 실망스러운 행보만 보여준 왕이 바로 인조이다.

 

 

청태종을 향해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린 삼전도의 굴욕을 통해 후손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인조에 관한 내용 외에도 전란 초기 인조 못지않은 어이없는 행보를 보인 황해도원수 김자점, 명장으로 칭송받는 임경업, 소현세자 독살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인물들에 관한 저자의 시각이 아주 흥미로웠다.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내용보다 자세하게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어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롭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남한산성><활>등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영화가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