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에 다시 쓰는 성공 다이어리
유용미.황소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내 나이는 마흔살이 넘었다.
생각에 따라서는 참 편안한 나이가 된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도 더이상 새로운 것을 기대할 게 없는 이력이 붙었고, 초등학생 이상이 되어버린 내 아이들은 이제 더이상 엄마의 늦은 귀가조차 아쉬워하지 않는다. 남편의 늦은 귀가에 내가 전전긍긍 불안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편안함이 막상 내 마음에 와 닿을 때는 서글픔같은 초라함으로 둔갑하곤 하였다. 마치 시집오면서 최신형으로 장만했던 가전제품들이 이제는 덜덜거리는 소리에 구형이 되버린 디자인마저 거슬리는 꼴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나의 20대와 30대가 화려하고 아름답고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나에게 20대 시절은 불안함과 조바심의 시간들이었고, 30대 시간들은 숨가뿜과 고단함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20대와 30대에 대한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그런데, <서른 살에 다시 쓰는 성공 다이러리>를 읽으면서
정말 아쉬움이 들었다. 나의 30대를 다시 살아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내 나이 서른 이전에 읽었더라면...
그랬다면 나는 그렇게까지 숨을 헐떡이며 살지 않았을 텐데...
그랬다면 나는 그렇게까지 괴로워하고 나를 미워하며 살지 않았을 텐데...
그랬다면 나는 좀더 여유롭고, 현명하고, 만족스러운 30대를 살아냈을 텐데...

하지만, 나는 현명한 40대 여성이다.
그래서, 만일, 만일, 만일이라는 문구로 내 시간과 생각과 감정을 낭비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나는 <서른 살에 다시 쓰는 성공 다이어리>를 <내 나이 마흔 살에>로 둔갑시킨다. 참으로 현명하게도 말이다!

차근차근 책장을 넘기면서
차근차근 나의 일상을 되짚어 본다.
책에 나와 있는 항목 하나하나를 나에게 물어가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내 꿈을 가꾸어내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는 오늘 아침, 식사준비와 출근준비를 서두르다가
문득 깨달았다. 우리집 세탁기와 냉장고의 덜덜거림이 덜해졌다고...
마치 유능한 A/S 기사의 점검을 거친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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