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드 박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가장 큰 매력은 같이 호흡을 한다는 점이다.
쉽게 얘기해 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듯 같이 상상하며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모험에 눈을 감고 도전하며 알 수 없는 기척과 소리에 대해 두려움에 떨며
극도의 긴장감과 두 눈을 가린 채 앞으로 손을 뻗어가며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만지며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심리적인 공포감을 자극하기에 큰 효과를 발휘한 소설이라 본다.
세상은 알 수 없는 희생자를 낳기 시작한다. 무엇인가를 본 사람들은 미치고 광기에 사로잡혀 자살을 하는 등 점점 세상은 종말을 맞이하듯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만다.
그러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그러한 존재를 여기서는 ‘크리처’라 부른다.
주인공 ‘맬로리’는 짧은 호기심 혹은 불꽃같은 사랑에 의해 임신을 하고 만다. 그리고 아이를 출산한다.
‘보이’와 ‘걸’........(이 두 아이에 대한 이야기와 이 두 아이의 이름은 이 책 마무리에 접했을 때 알 수 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을 갖는다.
첫 번째 흐름은, ‘맬로리’가 임신한 채 자신을 더 이상 돌보지 못한 채 어느 한 집단을 찾아 나서며 그곳에서 그들과의 조우와 그러면서 예상되어지는 그들만의 과거이야기, 갈등, 혼란 그리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는 만난 동료들 중 ‘톰’, ‘줄스’, ‘돈’, ‘올림피아’ 등 여러명과 함께 자신들의 세상(집)에서 나름의 규칙에 따라 생존해 난간다.
두 번째 흐름은, 4년 후 엄마가 된 ‘맬로리’가 자신의 아이들인 ‘보이’와 ‘걸’을 데리고 전 동료들이 전화번호부로 무한히 전화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곳을 향해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맬로리’를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동시에 돌아가며 진행된다.
임신한채 도착한 한 집단에서 ‘톰’을 비롯해 여러명의 친구들을 만나지만 그들 사이는 점 점 혼란을 겪어가며 좋지 못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구성이ᄃᆞ.
‘맬로리’는 동료들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특히 지성을 찾아 늘 고군분투하는 ‘톰’에게 많은 의지를 한다. 그는 진취적이며 이 무리에 리더이자 살림꾼이다. 하지만 어느날 ‘개리’라는 인물이 이 집을 찾아오게 되는데 ‘개리’라는 원흉의 원인이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그 과정이 참으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야기를 절정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엄마 ‘맬로리’는 자신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다. 현재에서의 곳에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들은 안대로 두 눈을 가린 채 뿌연 안개 속에 갇힌 듯 앞도 보지 못한 채 소리에 의지한 채 앞을 향해 나아간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눈보다는 ‘소리’에 반응하는 훈련을 ‘맬로리’로부터 받았다. 그러한 훈련의 성과를 이들의 모험에 발휘하여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다가간다.
마지막 큰 반전은 없다. 그냥 이들의 희망을 찾아나서는 긴 여정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결말을 보고 세기말 종말을 소재로 한 이야기 속 단골 결말이라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그것 또한 새로운 시작의 알림일 것이다.
역시나 작가는 다음이야기를 구상 중이라 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들의 눈을 바라보며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크리처’들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 가장 큰 호기심이 든다.
이 소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소소한 이야기 거리에서 극한의 공포를 끌어올리는 재주가 남다르며 그러한 심리적인 공포와 거기에서 살아나고자 하는 의지와 인내가 돋보인 작품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