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이 품은 한국사 : 서울.경기도 편 지명이 품은 한국사 1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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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이 품은 한국사

전주에 살던 내가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신기했던 것이 서울에는 사람도 많고 동네도 참 많다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 타보는 지하철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신문이나 티비에서나 보고 들었던 동네를 내가 직접 가보게 되니 마냥 설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압구정동이나 잠실 같은 지명은 워낙 유명했던 지라 그 이름의 유래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동네이름이 하나하나 유래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절로 호기심이 일었다.

우선 내가 살고 있는 광진구에 대한 페이지를 펼쳤다. 그런데 왠걸…… 광진구에 대한 부분은 광장동에 대한 부분이 다였다. 광진구민으로서 일단 실망이 앞섰다.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유래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법인데 책 분량 때문인지 아니면 지역세에 밀려서 빠진 것인지 궁금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아도 어지간한 지명의 유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세세한 부분을 놓친 점은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한 유래는 이렇다. 모진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에 이 지역에서 수렁에 빠진 말을 여인들이 꺼내 그 고기를 나누어 먹는 것을 이웃 사람들이 보고 '모진 여인'들이라고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지금은 지명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있고 행정상의 이유로 화양동으로 편입되었다.

일단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자의 노력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줘야 한다. 늘 같이 있어 소중한 줄 모르고 당연하게만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한 연구는 쉽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노력한 만큼 보람을 덜 느낄 수 있다. 직접 답사를 하고 고문을 참고하면서 지명의 유래에 대해 조사한 저자의 노력은 그래서 더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 대한 유래와 흔적을 후세에까지 전할 수 있고 우리 또한 근원을 알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단숨에 읽기엔 너무 딱딱하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논리적인 인과관계보다는 열거식으로 설명된 문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까운 곳에 두고 관심 있는 지명이 나오면 그때그때 찾아보는 용도로 읽으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 대한 속편이 나오게 된다면 부디 분량을 늘려서라도 많은 지명을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 책에 관심을 가졌다가도 자기가 사는 동네에 대한 부분이 없으면 나처럼 이내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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