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안녕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동물 실험을 통해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 직원의 매몰찬 대답 중 일부분이다. 사람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모두 씨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래. 괜찮지 않지. 이건 아니잖아." (14p.) 마지막 실험 대상이었던 토끼 한 마리를 데리고 '동물실험자'를 상징하는 흰 가운을 벗어 던진 모두 씨는 목적지가 없는 여정을 떠나며 많은 것들을 깨닫는다.
우연히 찾아온 동네에서 모두 씨는 칙칙한 잿빛같던 세상에서 벗어나, 자신이 데려온 토끼 '안녕'이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인공적인, 수없이 희생된 동물들의 피가 맺힌 화장품을 만들어왔던 모두 씨는 빵집을 개업하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자연만을 담아 만든 빵은 손님들에게 큰 행복과 여운을 가져다 준다. 모두 씨가 각 손님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빵 한 조각에 풍족히 담아주기 때문이다.

마음이 계속 커졌으면 좋겠어요.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73p.

모두 씨가 연 빵집이자 이 책 제목인 <모두의 안녕>은 주인공인 모두 씨와 토끼 안녕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모두'가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을 것이다. 약자를 해하거나 괴롭히지 않고, 다같이 걸어나가려는 의지와 용기가 문장마다 배어 있다.
종종 나오는 포근한 그림들이 인상 깊은 동화책이다. 화학물질이 아닌 정성과 애정을 첨가한 빵이 부디 모두 씨와 안녕이에게도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남겨졌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