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개발자 - 시니어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한 10가지 핵심 역량
최범균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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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 관심이 많고 개발자와 함께 일하지만, 실제로 하는 직무는 기획자인 내가 '개발자'의 자기 계발에 대한 책의 리뷰를 쓰는 것이 얼마나 전달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직무는 다르더라도 IT 직군에 있으면서 자기 계발의 영역은 다 비슷하지 않겠는가란 생각을 해보았다.



왜냐면, 시니어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한 아름다운 육각형 그래프의 각 끝에는 '업무 관리, 공유, 리드&팔로우'와 '테스트'의 영역, '품질, 코드 이해'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IT 회사를 다니는 기획자라면, 그리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기획자라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을 읽는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전문 기획자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내 업무에 간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되는 책들은 모두 사서 읽는 편인데, 이 책도 그런 면에서 꽤 도움이 되었다.


책은 저자가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신입 프로그래머는 이미 만들어진 코드를 유지 보수하는 것을 한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고, 이것은 사실 기획자도 마찬가지다. 훌륭하고 멋진 기획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회사에 입사를 하지만, 현실의 신입 기획자는 잡무들과 함께 한다. 단순한 문서 정리부터 데이터 입력, 아니면 쪼개고 쪼개고 쪼개고 쪼개어진 아주 작은 부분의 기획을 정리하는 일까지. 프로그래머나 기획자나 신입에게 주어지는 일이란 비슷하고 그 상황에서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다.


내가 우리 부사수이자 파트원에게 입이 닳도록 기회가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해도, 우리 부사수는 여전히 닥쳐 있는 일을 해내는 것 외에는 놀고 쉴 생각뿐이다. 결국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는 와닿지 않는 걸까.


음, 이야기가 많이 샜는데, 아무튼 찾아온 기회를 잡은 저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단락의 제목이 '실패'인 것을 보면 그 끝도 평화로웠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개발자의 자기 계발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나는 10년 차 기획자로써 저자의 각 연차별 에피소드를 보는 것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책은 사이사이에 삽화들이 첨부되어 있어서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무려 풀 컬러인 것이다. 그리고 마치 신문의 만평을 보는 것처럼 포인트를 딱 집은 삽화가 아주 확확 와닿는다.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싶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 급급하여 그럴 여유가 없다. 비효율적인 것을 알고 있거나 또는 비효율적인 것을 모른 상태로 프로젝트는 질질 끌려간다. 진짜 어디에나 이런 일은 있구나란 생각에 공감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발등에 떨어진, 런칭이 촉박한 프로젝트가 진행할 때에는 정말로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1분 1초가 부족한 상황에서 100% 성공하고 효율적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새로운 방법에 R&D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스킬업이나 역량 강화에 신경을 못쓰는 것은 사실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시로 틈틈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닥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비효율의 흐름을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놀랍게도 경력자 중에서도 개발 비용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지금까지 거쳐 온 회사와 개발자들을 생각해 보면 비단 지금 다이고 있는 회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경영진과 프로젝트 오너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발 비용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밑도 끝도 없이 3년이 넘는 시간을 개발 비용을 쏟아붓고도 결과를 내놓지 못해서 드롭된 프로젝트의 팀원이 "회사가 우리에게 투자를 해주지 않았어요."라고 말을 하는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나는 항상 이 문제에 대해서 철저하게 부사수와 파트원을 교육하고 있다. 개발직 군에서 개발비용은 '인건비'가 다수를 차지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결과도 못내는 프로젝트의 수많은 팀원들에게 '인건비'를 꼬박꼬박 주고 기기도 구매해 주고 인프라도 지원하고 있었는데 이게 어찌 투자가 아니라는 건지.


기획자가 개발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대책 없이 '그냥 이런 거 하고 싶으니까 해보죠'하는 순간 헬게이트가 열린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3년 차를 넘겨 이제 좀 어엿한 개발자가 되어 볼까 하는 사람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프로그래머 직군이 아닌 기획 직군도 그 정도 연차라면 이 책에 나오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이 길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성장할 욕심이 있다면 봐두면 좋겠지. 프로그래머 직군이라면 읽어두고 잘 받아들이면 책을 읽는데 투자한 시간 대비 실제 자신의 연봉에 1% 이상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개인의 경력과 역량을 쌓는 것만큼 꼭 필요한 인간관계에서의 저자의 팁도 대방출하니, 재밌고. 또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쁜 리더와의 관계' 부분이 와닿았다. 실제로 나도 나쁜 리더와 함께 하고 있고, 저자가 말한 방식으로 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도 직접 겪어 본, 쉽지는 않지만 확실한 이 방법이 어떤 방법인지 궁금하다면 책을 사서 읽어보자!


흥미롭고 유익한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준 작가와 이 책을 내준 출판사에 감사를 표한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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