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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창가의 토토'는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자서전으로서 어린 시절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동심에 한 발자국 더 가깝게 한다. 요즘 학생들과 어린이들은 동심을 많이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반미 감정에 휩싸여 혈서를 쓴 초등학생들에게서 동심은 옛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옛날 초등학생까지 지니고 있었던 동심은 유치원생, 갓난아기로 가장 상한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에 대해서 빨리 적응한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모두 현실적으로 살아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 없을 것이다. 인간이 현실적으로 변하면 냉정해진다. 냉정해지게 되면 정이라는 것이 사라지고 만다. 냉정해진다는 것은 옳고 그름에 대해서 정확히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냉정으로 인해서 비윤리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냉정과 정이라는 것은 균형을 이루어야 이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균형이 어긋나게 된 것 같다. 바로, 냉정이라는 것이 가벼워지고 정이라는 것이 매우 무거워진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정이 묻어나온다. 그리고 요즘 교육 실태는 동심을 무시하고 너무 현실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냉정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치는 판검사를 사람들이 선호하는 성향 때문에 교육조차도 그렇게 변한 것일까. 수학, 과학보다는 아이들의 개성과 동심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수학과 과학보다 개성과 동심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경쟁력을 내는게 아닐까. 도모에 학원의 한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탐닉하여 세계에서 인정하는 유능한 과학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나라를 보라. 과학에 탐닉해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꽉 짜여진 시간표 대로밖에 할 수 없다. 과학이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학교에서는 1주 4시간 정도밖에 할 수 없다. 학원에서는 가장 중요한 실험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이론과 문제풀이를 계속할 뿐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우리 나라의 이공계가 가라앉는 근본적 이유인지도 모른다. 재능을 살려주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우리 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요즘 교육에서 불거져 나온 것이 '국가적 이공계 지원'이다. 하지만 아무리 국가가 이공계를 지원한다고 해도, 이공계는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공계를 지원하면 이공계의 환경이 좋아짐으로서 재능이 없는 사람도 그 환경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이공계로 갈지도 모른다. 이러한 식이 되버리면 이공계의 발달은 꿈도 꾸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이공계의 발달은 바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교육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진정한 발달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도모에 학원은 완벽하다. 언제든지 실험을 할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수도 있다. 시간표도 정해져 있지 않아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교육의 효과는 조금 떨어지겠지만 그 저하된 효과보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낌으로서 얻어지는 효과가 더욱더 클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경직된 우리나라의 교육에 던져주는 철퇴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