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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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여진 법정 소설. 논리적으로 진술해나가는 검사, 증인, 수세로 몰리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당연하게 예측하면서도 끝까지 읽게끔 이끌어나간 책.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심리전이 적거나, 전무한채 법정이란 답답한 건물 내에서만 허용하는 논리에 갇혀 있다가 책을 덮고 나서야 풀려났다. 개인적으로 형사의 관점에서 쓰여지는 소설이 나와 잘 맞는다. 24년 만에 재심리를 하게 된 유괴, 살인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서 파생된 다른 사건의 암시에서도 죽은 이들의 정의를 위해서 몸으로 부딪히며 고군분투하는 해리 보슈 형사의 관점만이 책에 생기를 입혔다. 그마저도 현실에 가까운 신중함과 피의자의 인간적 한계로 인해서... 이 책엔 사건과 정의, 현실이 있고, 신속한 증거 수집과 증인 보호, 자기 방어와 같은 법정 공방이 최우선인 요소들 속에는 인간적 작은 틈, 실수는 요구되지 않았다. 재판에서 이기는게 최우선인 법정 소설은... 이렇구나.. 라고 경험하게 된 책. 어쨌든 사건의 증거가 너무 적다보니 지루한 법정 공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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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부정 - 복간본
어니스트 베커 지음,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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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절대자, 인간 너머의 존재를 부정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연약함을 다루면서, 종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약점을 지닌 인간을 위해서 전통적 종교를 소환한 책. 현대 시회는 회의주의에 기반을 두고, 자아를 창조적이고, 독립적으로 해석하나 그러한 천재에 미치지 못하는 거의 모든 이들이 삶에의 공포와 죽음에의 공포로 신경증을 앓는다. 전이를 통해서 쌍동이같은 타인을 만들어내지만 사랑에 빠졌을 당시와 같은 이상 심리가 아니고서야 우린 결국 타인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을 통해서 본 천국에서 쫓겨난다. 난 이 책에 단 하나만 덧붙이고 싶다. 심지어 우리는 타인을 혐오한다고...... 타인을 이상적으로, 절대적인 존재로 대할수록 타인에게서 우린 멀어져 간다.
종교를 가진 나로선.. 절대자에 의존하고, 영원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의 감각을 이해한다. 무신론자로서 자기 증명을 끝까지 밀어붙이다 온갖 신경증을 앓는 까다로운 사람이 되어서 신께 돌아 온 나로선... 이 책을 덮고, 심리적 공허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전통적 종교의 신 앞에 단독으로 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그 정도로 슬프진 않더라도... 이 책은 단연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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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안에는 아무 힘도 없음을, 경험의 과잉을 감당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가장 깊이, 완전히, 총체적인 감정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1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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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사실들을 직면하는 공포와 막다른 골목인 죽음의 공포. 이것을 능가하지 못한 채, 자기 기만적으로 방어하는 ‘성격‘이란 특질. 인간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초반부 100여 페이지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건, 인간은 그 머릿수 만큼의 실험이란 것이다. 출생, 성장, 사회성, 필멸의 방식인 죽음을 어떻게 극복할 지 사람 머릿수 만큼의 방법론이 있다. 보편성을 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로선... 유한하게 태어나서 무한한 신에게로의 완전한 회귀를 경험하거나 무에의 완전한 소멸을 겪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난 숨이 막히는 경험이 두렵지 죽음이 두렵진 않다.
생의 경이가 어디에 있었는지! 문명이란 집단 거짓말 속에서 타인의 거짓말을 배우고, 날 방어할 거짓말을 익혀가며 서서히 억압되어간다.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난 늘 삶이야말로 진정한 지옥이라고 생각해 왔다. 과장된 즐거움과 쾌락은 행복을 알지 못하고, 슬픔과 절망은 삶 앞에서 무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온다. 이 고약한 사실이 난 너무 싫다.

이제 5장 키에르케고르로 넘어가기 전, 실존이란 인간 이해를 다루기 전에... 삶을 다루는 거짓말, 성격에 격하게 공감. 그리고 유년기의 무한에의 애정이 삶에 종속되며 좌절되고... 좌절감을 사회 영입을 위해 감추면서 거짓 성격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평생 무한에의 의지... 회한... 욕망을 품을 수 밖에 없는 필멸의 인간에게 신은 진정한 소멸이자 회생, 유년기의 부활이고, 진실의 수호자이란 걸 덧붙인다. 난...... 어차피 죽을 거라면 영원을 믿거나, 소멸을 꿈꾸고 싶지 삶이란 거짓 역할 놀이에 너무 심취해서 죽음을 의심하고 싶진 않다. 최소한 그 정도까지 우스워지고 싶진 않은 게 나의 실존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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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비롯한 악의 뿌리는 인간의 동물적 본성이나 영역을 지키려는 공격성이나 타고난 이기심이 아니라 자존감을 느끼고 필멸성을 부정하고 영웅적 자아상을 얻으려는 욕구다.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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