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ㅣ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여기저기 봄이왔옹~~하는 3월!
이 봄에 딱! 어울리는 <랩걸>을 완독!
읽기 전에 랩걸이 뭔 뜻일까?했는데
Lab Girl 뜻은 실험실 소녀라고. . ㅋ ㅋ
<랩걸>의 저자 호프 자런이 과학자로서
성장한 과정을 써내려간 자서전?인데
한장한장 빼곡하게 쓰여진 글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주앉아 지난 세월을 조잘조잘
얘기하는 호프 자런의 모습이 상상되는건 나뿐일까?
사실 처음에는 글이 넘 많아서 이걸 언제 다 읽을꼬~
했는데 어느 순간 수다스러운 그녀의 이야기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 크흐. 부러워라.
과학자이면서 글솜씨도 엄청 좋다. 좋겠다.
다~~~~ 가졌네. 다~~~~ 해먹어랏.
2016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호프자런.
과학자이면서 식물학자인 그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랩걸>은 아버지의 실험실에서 자랐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여러가지 실험 도구가 갖춰있는
실험대에서 놀면서 성장했다니. . . 또 그 놀이가
지금의 호프자런을 만들었다 생각하니 역시나
자란 환경은 절대 무시할 수 없나보다.
두툼한 책 속 내용을 단순히 그녀의 자서전!이라고
단정 하기에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와 그녀의 성장기가
너무 어울려있기에 자서전이다! 아니다 나무에 관한
이야기다. . 라고 한쪽으로만 단정하는게 무의미한 듯.
하긴 식물학자인 그녀가 풀어가는 이야기에 나무를
빼려해도 뺄 수 없는게 당연할 것이다.
뿌리와 이파리, 나무와 옹이 그리고 꽃과 열매 순으로
세가지 파트로 나눠 이야기를 전하는 글을 읽다보니
아~ 이 <랩걸>은 호프자런이 아니고는 쓸 수 없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라는 그녀의 이야기처럼
여성이란 이유로 힘들었던 시간들을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큰 나무와도 같은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한
호프자런의 과학-식물에대한 열정과 함께
삶과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는건 정말 큰 선물이
아닌가 싶었다. 그저 좋아하기만 하는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 그 자체가 자신의 인생이 된다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이 처럼 아름답구나. . 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읽는 순간순간 두근거리기도하고,
또 이 책을 읽으며 미래의 자신을 꿈 꿀 누군가를
상상하다보니 괜히 미소를 짓게된다.
아~~ 거대한 나무 한 그루의 성장을 통째로 읽어버린
기분이다. 뭔가 뿌듯하고 벅찬 기분의 <랩걸>.
... 세상은 조용히 무너져내리고 있다. 인류 문명은
4억만 년동안 지속되어 온 생명체를 단 세 가지로,
즉 식량, 의약품, 목재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해버렸다.
우리의 끊임없고 점점더 거세지는 집착으로 인해,
이 세 가지를 더 많이, 더 강력하게, 더 다양한 형태로
손에 넣고자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식물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들고 말았다. ...
도로는 광적인 곰팡이처럼 자라났고,
이 도로들 옆을 따라 만들어진 끝 없는 배수로들은
발전의 이름으로 희생된 수백만의 식물 종들을
서둘러 파묻는 무덤이 되고 있다. ...
1990년 이후 매년 우리는 80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서
그루터기만남기고 있다.
이런 속도로 건강한 나무를 베어내는 것을 계속하면
지금부터 600년이 지나기도 전에 지구 상의 모든 나무들이
그루터기만 남을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해
누군가는 걱정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 . . 라는 그녀에게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내며 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두 그루의 블루베리를 훌륭하게
키워보이겠다!! (기승전블루베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