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웬디 워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7월

15세 소녀의 강간 사건!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을 만났다.

15세의 소녀 제니가 즐거운 파티에 초대되었다가


그곳에서 악마를 만나 말 그대로 생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내 딸아이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제니의 부모는 사건 이후 고통받을 그녀를 위해
 범인을 찾기보다는 제니의 두렵고 괴로웠을
그 때의 기억을 삭제하는 치료를 받게한다.


치료 후 모든 것이 다 잘될거라 예상했지만
사라진건 기억뿐. 시간이 지날 수록 제니의 몸 어딘가
그 때의 공포는 남겨져 있었고 그로부터8개월 후...


제니는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데. . .   



 

제니의 자살 기도 후 그녀의 가족들은 고민 끝에 
지워버렸던 그녀의 기억을 찾기로 하고


한 조각씩 드러나는 사실의 퍼즐들이 모여
마지막에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은 경악에 가까운
충격으로 빠트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내 딸을 강간한 그 놈!을 꼭 잡기 바라는 아빠와
그날의 나쁜 기억은 가능한한 기억에서 지워버리길
바라는 엄마. 그리고 이들을 진료하는 정신과 의사.
또 그의 환자. .  
주인공인 제니의 심리 상태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깊게 파고들어 그들의 마음 속 이야기들이 어떻게
제니의 사건과 연관되는지를 막힘없이 서술해나가는
작가의 필력에 자동 엄지척!!

심리학과  스릴러 소설의 멋진 콜라보라고 소문내고
싶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는데 처음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더 깊이 이야기에 몰두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적 효과로 성공한 듯. 

리즈위더스푼이 주연하는 영화로 다시 나온다던데
과연 영상으로는 또 어떤 색다른 재미와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

그나저나  <너의 기억을 지워줄게>에서 처음 알게된
안좋은 기억을 삭제시켜주는 망각치료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정말 씻어내고 싶은 기억을 
내  머리 속에서 삭제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난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

갑자기 얼마전 종영한 써클에서 이기광이 한
대사가 생각이 나서 여기 옮겨본다.

기억은 책임이고, 기억은 정의예요. 
슬프지만 기억해야 돼요.
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무튼!! 읽는 내내 긴장감과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해야겠지만 이 폭염에 외출 대신 
시원한 곳에서 읽을 소설을 찾고 있다면 
<너의 기억을 지워줄게>를 추천해본다.

걸스 인 도쿄

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14명의 작가들이 자신들이 즐기고 사랑하는 
도쿄를 알려주는 <걸스 인 도쿄>.
저자가 14명이나 되고보니 각양각색의 재미난 도쿄를 

대리 여행할 수 있어 꽤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도쿄의 뻔한
유명 관광지 소개가아닌, 도쿄에서 실제로 살면서
즐겨 가고 애정을 가진 곳에서의 작가들의 일상을
함께 탐방하고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할까?
꼭 친구가 "여긴 말이지. . . 거긴 또 . . "이러며
여행담을 전해 듣는 친근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작가가 너무 많은게 . .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건 아닐까? 했는데 막상 읽고보니 작가가 많은 쪽이 
여러가지 도쿄의 색깔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많은 작가의 수가 오히려 득이 되었던 것 같다. 

자주 도쿄를 다니면서 친숙하기도 하고 
나름 잘 안다 생각했는데. . . 왠걸~~ 
<걸스 인 도쿄>의 작가분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색다르고 독특하며 한편으로는 
신기하기 까지. ㅋ ㅋ 여행전 필수로 들여다보는
가이드 북에는 전혀 소개가 되지않지만
매력터지는 곳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분에
나도 모르게 조금 우쭐?해지는 기분도 가졌다.
이런 간접경험이라니. . . 언제든 환영하며

걸스 인 오사카 / 후쿠오카.. 등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 시리즈도 보고싶다는게

개인적인 바램? 욕심이다.

 

체감 월화수목금금토인 현실 속에서

이렇게 책으로나마 여행을 느낌 수 있어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빌 게이츠가 올 여름 꼭. 읽어보라 추천한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

책 제목이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읽다 보니 장기이식에 관련 된 이야기였다.

 

모두가 잠든 이른 아침에  친구들과 함께 기다려 온 

파도를 타기위해 외출에 나선 시몽.

원하는 파도를 즐긴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게 되고

안전밸트를 착용하지 않은 시몽은 뇌사 판정을 받게 되는데.....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시몽은 여러가지 검사 끝에 뇌사를 판정 받고

이제 부터 그 청년 - 시몽을 중심에 두고

그를 진찰한 의사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

그리고 시몽의 가족과 여자친구... 등의 이야기가 죽~ 이어진다.

​

​아직 살아있고 숨쉬고 있고 체온으로 따뜻한 시몽이지만

 그의 뇌는 피에 잠겨 가고 있는 뇌사 상태.

그런 그를 두고 장기이식을 논하는 가족의 마음이 어떨까...

​만약 .. 내 가족의 이야기라면...?

내 가까운 이의 이야기라면...?

가볍게 집에 들었던 책이 갑자기 묵직해지면서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

만약 나라면... 아직 저렇게 온기가 남아 있는 가족을 두고

감히... 장기 이식을 논할 수 있을까?

​

시몽의 부모인 숀과 마리가 얼마나 괴로울지...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의료진들은 또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는 것 조차 두려워 소름이 돋기도 했다.

당장 일어나 바로 어제처럼 식사를 즐기고

함께 티비를 볼 수 있을거 같은데...

깨어 날 수 없다니... 죽었다니... ㅠㅠ

​

자식인 시몽의 죽음을 인정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은

숀과 마리안이지만 그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힘든 결정 - 장기 이식을 결정한다..
​그들의 큰 결심 후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 되며

이제 그 다음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시몽의 장기가 어디로 가야할지를 찾는 등

지금까지 큰 관심도 없었고 사실.. 알고 싶지 않았던

장기이식에 관련된 내용들이 비록 글이지만

눈앞에서 상세히 펼쳐졌다.

​시몽의 죽음에서 시작해서 또 다른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가

일어난 단 24시간의 이야기.​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고

또 그 누군가는 삶을 선물하는 대신 텅~ 비어버리게 되는...

​

​만약 내게...? 상상하기 조차 싫을 만큼 남의 이야기 처럼 여겨지는

 죽음, 또 그 죽음이 다른 생명으로 연결 될 수 있다면....

과연.. 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책을 읽는 내내 고민되고 다 읽은 후에도..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 너무 어려운 상상이다.

​

 ​작가 특유의 심리 표현과 탁월한 묘사 능력.

거기다 이야기 속에 잡다한 수식어를 덧붙이지 않아

더욱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에 집중할 수 있었던 듯 하다.​

​

읽고 난 후 많은 생각과 고민을 안겨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빌 게이츠가 그랬던 것 처럼  

(꼭 올해라고 하는건 아니지만)

꼭!!!!!!! 한번은 읽어보라 추천하고픈 책이었다.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ㅣ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ㅋ ㅋ ㅋ 최근 재미난 할머니를 만났다.
무려 스.파.이! 되신단다.
이리저리 뜯어봐도 비전문가 냄새가 폴~폴~ 나는데
자칭 스파이랍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오지라퍼 CIA 요원 폴리팩스 부인.

사실 북로드에서 나온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가
이번이 세번째이지만 스파이물을 즐겨 읽지 않는데다
이왕 스파이가 나온다면 간지 좔좔 흐르는 미남이 좋지
할. . 할머니 스파이는 썩~ 땡기지않아서 
읽을 생각을 못 했는데. . .  다 읽고보니 왜 이제서야!!
생각지도 못 한 재미에 아직 못 본 앞권은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쏘옥~. ^^* 

앞 이야기를 못 본 탓에 폴리팩스 부인이 어떻게 해서

CIA의 스파이가 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스파이 활동을 쉬고 있을 때 활발하게 
활동중이던 원예클럽에서 일 년에 딱 한번 
자정 가까이 아주 잠깐 피고마는 손가락 선인장의 
꽃을 피우는데 성공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소설이
유쾌하기만 하다. 폴리팩스 부인이 성공의 기쁨에
흠뻑 취해있을 때 CIA의 카스테어스와 비숍이 찾아와
그녀에게 여덟 개의 여권을 불가리아에 갖다 주십사~
하고 부탁하게 된다. 폴리스팩 부인의 대답은 ???
당연 오케~ 신나는 스파이 활동을 위해
특별하게 제작된 모자에 여덟개의 여권을 숨겨
불가리아로 스파이 활동을 떠나게 된다.
과연. . . 그녀는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태평양 보다 넓은 오지랖으로 단순하게 끝날 수 있을
법한 일도 몇배로 키우는 성격이지만 어찌되었건
벌여놓은 사건들을 유쾌통쾌상쾌하게 사건들을 
해결하는 폴리팩스 부인. ㅋ 리뷰를 쓰면서도 책 속
부인의 역동적인 액션이 떠올라서 . . . 혼자 낄낄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나. . . 또 다시 후회가. 
그래도 위안이 되는건 작가인 도로시 길먼이 

43세부터 77세까지 장장 35년 동안 14권의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를 써냈다고 하니 아직 11권이 더 남아있다는. .  
유쾌한 할머니의 모험은 앞으로도 쭉~있다는 사실.
놓친 앞 2권이라는 숙제를 얼른 마치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다음엔 어떤 나라에서 
어떤 사고?를 치며 사건을 해결할지. . 기다려야겠다.

골때리는 오지라퍼이지만 화끈하고 유쾌한

매력덩어리 할매파탈에 빠지고 싶다면 얼른 
폴리팩스 부인을 만나보길 추천하는 일인이다.

​

페닉스

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디온 메이어의 신간 소식에 베니시리즈 3번째
세븐 데이즈가 나오는구나~ 했는데 <페닉스>라고. 

페닉스에서는 6개의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고자
발바닥 땀나게 쫓는 형사 맷 주버트가 등장한다.
미래가 보장된 촉망받는 형사였었지만
아내이자 동료였던 '라라'가 임무도중 살해당하고..
그녀가 죽은후 2년 동안 매일자살충동에 시달리며 
그는 핍폐해져가고 자동적으로 직장에서도 그리 좋은 
평판을 얻지 못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부서에
런던에서 범죄학을 유학하고 돌아온 새로운 상사
 바르트 드 비트가 부임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푸쉬는 

더욱 강도가 세어진다. 특히나 바르트는 
정신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주장하며 맷이 심리상담을
받도록 강요하고 맷은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이기위해 상담을 받기로 하고 심리상담사 한나와
면담을 하게 된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맷 주버트가 
사는 지역에서 6명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성공한 사업가, 보석 디자이너, 어부, 목사 . . 등

살해당한 사람들 사이에는 그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다.

도대체 왜, 누가 그들을 죽인것일까!?


​

디온 메이어의 소설답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느낌이
물씬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였다.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그 속의 이야기가
마냥 편한건 아니었지만 남아프리카 특유의 정서나
문화를 글로서 접할 수 있다는것은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 하는게 솔직한 마음이다.

6명이나 죽어 나가는데다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라
조금 복잡하다 느낄 수 있지만 디온 메이어 특유의
필력 덕분인지 크게 헷갈리는 부분 없이 속도감 
있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쫀쫀한 짜임새로
한 눈 팔 기회를 주지않는다고나 할까??
장마가 시작된 지금 시원하게 범죄소설을 즐기고 
싶다면 페닉스를 추천하고 싶다.
(따라오는 남아프리카의 문화와 그 곳의 정서는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