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만지다
김은주 지음, 에밀리 블링코 사진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15분의 기분을 위해 커피 한 잔을
2시간의 기분을 위해 영화 한 편을
한 계절의 기분을 위해 옷 한벌을
그리고 매일의 기분을 위해 책 한 권을

 

           

만약 지금 내 기분을 만질 수 있다면..
지금은 어떤 모양일까?
잔뜩 독이 올라 까칠까칠한 가시가
잔뜩 돋혀있을까?
아님 기운이 빠져서 손에 쥐어도
잡히지 않고 스르륵 쏟아져 내릴까..
기분을 만질 수 있다?!.. 라는 건 솔직히
1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김은주 작가님 덕분에
내 기분을 만지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에 빠질 수 있었던
<기분을 만지다>.

lcm 시리즈의 김은주 작가님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
에밀리 블링코가 함께하니
공감 가득한 감성 에세이가 만들어졌다.

출근 때마다 가방에 꼭 챙겨 나와
일하는 틈틈히, 점심 식사 후,
그리고 퇴근하고 집에서 펼쳐들고
나만을 위한 시간에 빠져들었다.
나만 이런 기분일까?
나만 속 좁게 꽁냥거리는거야?
최근 어디서 출발했는지
까닭모를 우울감에 빠져
혼자만의 우물을 파고 깊이깊이
들어가기만 했는데
<기분을 만지다>를 읽고 사진을 보다보면
복잡하고 꼬여만 있다 생각한 기분들이
스르륵... 풀리며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보고 있음 절로 기분 좋아지는 색감들과
이쁘게 배열 된 사진..
거기다 김은주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뭔가 위로받는 기분?
좀 더 오바하자면... 내 기분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ㅋ
읽고 있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신비한 마법을 지닌 <기분을 만지다>.

몸은 피곤하고 아프면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으면 낫는다지만
마음은 도무지가 내 맘대로 되지도 않고
어디선가 두들겨 맞은 듯 아파 죽을거 같아도
잘 듣는 약이나 주사가 없어
시간이 약이거니..하며 혼자만 끙끙 앓는게
다였는데 이렇게 마음을 쓰다듬으며
내 기분을 살펴주고 도닥여주는 책이 있으니
위로도 받고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따뜻한 작가님의 글귀와
귀엽고 아기자기한 사진들에
나도 모르게 헤헤.. 웃으며
기분이 좋아진다.

다 읽은 후에도 사무실 책상에 넣어두고
그날그날 틈 날 때 마다 펼치며
글과 사진을 보고 있다.
글 읽기가 조금 부담 될 때에는
사진만 휘릭~ 넘겨 보는건.. 안비밀. ^^*
당분간 내 손 닿는 가까운 곳에
늘 넣어두고 펼칠 <기분을 만지다>.

매일의 기분을 위해
<기분을 만지다>는 어떠한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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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하는 밤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자유롭게 딱 한 명을 죽일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만약 당신이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하는데 정말 책을 읽자마자
고민(?)에 빠지게 하는 출발이 아닐 수 없다.
몇몇 후보가 떠오르긴 하지만(??)
또 그렇다고 죽이고 싶을 정도는 아닌 거 같고..
달리 생각하면 정말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음.. 하는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 나를 죽이고
싶다고 추천하지는 않을까??
내 인생을 급히 되돌려보기도..

정말..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속 시끄러운 오만가지 생각에
잠시 마음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던 소설.
어쨌거나 시끌시끌한 마음을 겨우 잠재우고
읽기를 시작했는데 우와..
첫 질문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앉은 자리에서 소설의 끝을 보게 만드는
속도감으로 당최 한눈을 팔 수 없었다.

주인공인 벤은 한때 유명 드러머였지만
어떠한 이유로 자신이 운전하던 차 사고로
딸인 율레가 평생 장애를 가진 채 살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술독에 빠져 살게 된 벤은
제니퍼로부터 이혼을 당하면서
끝없는 나락에 빠지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이어가던 벤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온다.
자신을 유일하게 버티게 하는
힘이었던 율레가 자살을 시도한 것. 
율레는 옥상에서 몸을 던져
지금은 혼수상태에 빠져있는데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없다.

그런 절망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던 벤은
한 여자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도와주려고 하지만 그녀로부터
알 수 없는 비난을 받으며  8N8이라는
영문모를 소리를 듣게 된다.

한편 벤은 율레가 자살을 시도 한 날의
사진을 제니퍼로부터 받게 되고
율레가 뛰어내린 것이 자의가 아닌 타의라는
의심을 품게 된 그때! 한 호텔 옥상의
스크린에서 벤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이마에 8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 벤.

8월 8일. 8시 8분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약 12시간 동안 법이 눈을 감고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독일 정부의 이례적인 허가로
1,000만 유로라는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려있는 살인 복권의 사냥감으로
벤과 아레추라는 여대생이 지목된 것.

율레를 옥상에서 민 범인도 찾아야 하고,
벤을 사냥하려는 시민들로부터
자신도 보호해야 하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위협
속에 율레의 자살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벤은 12시간이 지난 후에도
생존해 있을 수 있을까?

그냥 소설 속 마녀사냥이니까..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현실감 있는 이야기에
마냥 가볍지 만은 않았던 소설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인터넷이나
기타 SNS를 통한 카더라 통신으로
진실이든 아니든, 일반인이건 공인이건
여러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거의 추락에
가까운 상황을 겪는 것을 심심찮게 봐왔던지라
살인 복권이라는 게 그냥 한 소설의 설정 중
하나다..라고 쉬이 넘겨지지 않았던 게 사실.

군중심리에 능한 사람이나 집단이
어떤 식으로든 잘만 포장한다면...
현실에서도 충. 분. 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 같아서 더욱 소름 돋고
오싹했었을지도.
군중이라는 연못에 조그마한 돌 하나를
살짝 던졌을 뿐인데 그 파장이
어디까지 연결되는지...
사람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잘 엿볼 수 있었던
<내가 죽어야 하는 밤>.

당분간은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서
착하게 살자.. 를 다짐하게 될 거 같다.
그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가 절대!
내가 아니라는 법은 없으니.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증거도
외면해버리고, 자신들을 부추겨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드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그들의 환상을 깨려 들면
누구든 희생 제물이 된다.

프랑스 의사이자 군중심리의 창시자
-귀스타브 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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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보니 작가가 사이코 스릴러의 대가로
유명하다는 제바스티안 피체크라고...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을 다 읽고 보니
작가의 또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는데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전 다 구비해둬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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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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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진다고.. 누가 말했던가.
그렇담.. 난 한방에 K.O 패다. 졌다.
두 손 두 발 다 들어 졌음을 밝히며
이번 서평을 시작하려고 한다.

김소영 (전) 아나운서.
아니.. 지금은 책방 주인이면서
책도 함께 쓰는 작가님이라고 해야 할까?

나 개인적으로는 MBC 전 아나운서로서
보다는 퇴사한 이후 남편인 오상진씨와
신혼일기에 나왔던 모습이 더 눈에 띄고
좋아 보였는데 아무래도 신혼일기를
보는 내내 어디서나 책을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참 이뻐 보여서 그랬나 보다.
그 후로 들리는 소식에 합정동 어딘가에
책방을 연다는 것을 듣고는
더욱 관심이 갔던 김소영 작가님.
나 또한 책을 좋아하고 나중에~ 조그마한
나만의 책방을 여는 게 꿈이었는데
책방 사장님이 되었다니...
부럽기도 하고 샘나기도 하고...
흥. 셀럽이니 뭘 시작하던 하려고만 하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
비해 쉽지 않았겠어? 하면서
질투의 용암을 부글부글 끓어내던 게
솔직한 내 시커먼 속내.
나의 질투심을 저 우주 끝까지 끌어올린
그녀가 책을 썼다 했을 때는
지금까지 셀럽들이 낸 책을 읽고
그다지 좋았던 책들이 별로 없기에
별 기대 없이 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머. 내가 너무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책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은 건 물론이고
책 다 읽은 그 며칠 동안
그녀의 책을 한시도 멀리 둔적 없을 정도로
푹~ 빠져들게 한 <진작 할 걸 그랬어>.

퇴사를 결정할 때까지 김소영 작가님이
회사에서 느꼈을 외로움과 압박..
그리고 유일하게 그녀를 버티게 해줬던 책들.
사무실에 앉아 책만 읽었다는 그녀의 모습이
페이지 사이사이.. 문단과 문단 사이에 그려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오갔을까..
근무시간을 지키고 앉아 있는 게
정말 고역이었을 텐데..
그래도 용케도 버티셨구나...
그냥 너무 쉽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그녀를 단정해버렸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고,
또 미안하다고 (이 글을 읽을 리는 없겠지만..)
정중히 사과드리고 싶다.

<진작 할 걸 그랬어>는 김소영 작가님이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MBC를 퇴사하고
일본 도쿄로 책방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모아 낸 것인데
나도 일본을 가게 되면 중고서점이나
길 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서점은
꼭 한 번씩 들어가곤 했었는데
이렇게 작정하고 책방을 목적으로
여행을 할 생각은 한 번도 못 해봤는데
ㅋ 다음번에는 나도 김소영 작가님의
소개대로  책방 여행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방뿐만 아니라 그 동네의 맛 집까지
소개를 해 놓았으니 책방 탐방기에
맛 집 리스트에 거기다 작가님만의
책 소개 리스트까지.
요거요거... 물건인 책이네. ㅎ
 
<진작 할 걸 그랬어>를 따라 도쿄의
여러 책방을 구경하고 있자니
책방 주인장들 개성에 따라
여러 재미난 컨셉들을 가진 서점들이
이렇게나 많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꼭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니 책방을 다니면서
마음은 배부르겠지만 그럼 우리의 위장의
배고픔은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ㅎㅎ 센스 만점인 김소영 작가님은
책방 탐방 중간중간 우리의
배고플 육신을 위해
맛 집 소개까지 더불어 해놓았으니
정말 이 책 한 권이면 당장
일본으로~~!! 갈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야무진 책을 써냈다.

거기다 직접 운영 중인 당인리 책 발전소에
대한 이야기 속에는
애정과 단어 하나하나에 책임감이 느껴지는
표현에 셀럽이 그냥 재미삼이 열어 놓은 게
아닌 진심으로 자신의 영혼을 덜어 만든
소중한 공간인 거 같아 서울을 가게 된다면
제일 먼저 김소영 작가님의 영혼이 담긴
당인리의 그 책방에 가고 싶어졌다.

김소영 작가님 만큼이나 알차고 야무진 데다
이쁘기까지 한 <진작 할 걸 그랬어>.
최근 읽은 에세이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고
재밌기까지 했다고 감히 추천하고 싶다.
책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맛난 걸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나중에~~ 읽고서 진작 읽을 걸 그랬어..
하고 후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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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갇힌 여자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정말.. 표지 하나는 끝내주게 뽑은 것 같은
<얼음에 갇힌 여자>.
슬슬 더워지려는 시기에
시작하기에 딱 좋은 스릴러였다.

살을 에는 추위의 겨울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거리를 배회하던
앤드리아는 납치되어 차가운 물속에서
발견된다. 앤드리아는 그냥 여자가 아닌
정치계 거물의 딸로 그녀의 시체가 발견된
이후로 뉴스와 신문에서는 연일
앤드리아의 기사로 도배가 된다.
그녀의 아버지 사이먼은 하루라도 빨리
범인을 잡기 위해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마쉬 총경을 닦달하게 되고
마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리카 포스터 경감을 불러들인다.

경찰 내부의 정치 따위에는
1도 관심 없는 에리카.
오로지 범인을 잡아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그녀는 거리낌 없이... 막무가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기저기 파헤치고 다닌다.
(당연히 적도 늘어난다)
사건을 조사하던 중 앤드리아가 당했던
수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살해된 여인들이
더 있었다는 게 밝혀졌지만
그녀들은 몸을 파는 여자였다는 이유로
그녀들의 죽음은 주목을 받지도,
범인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없었던 현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거물 정치인의 딸이었기에
온 나라의 주목을 받는 모습을 보고는
뭔가..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는데
이는 지금 우리의 사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이어서 참... 소설이나 현실이나..
안타깝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닥치는 대로 사건을 파고들던
외부인 에리카에게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수사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데...
에리카는 과연 안팎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잔인하게 살해된 앤드리아의 범인을
무.사.히. 잡아낼 수 있을까?

마지막 한 장, 한 단어까지
허투루 날릴 수 없는
긴장감을 지녔던 <얼음에 갇힌 여자>.

제가 미친년 취급받는 것쯤은
감수할 수 있어요.
제가 못 참겠는 건 말입니다,
이 여자애들한테 일어난 일이에요.
아무런 노력도 안 해보고. 오늘 밤에 발 뻗고 주무실 수 있겠어요?
우리가 처음 경찰이 됐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젠장, 수색에 드는
비용은 저한테 청구하세요.
인사 위원회에 회부해서 저를
해고하셔도 돼요.
지금 그딴 건 아무 상관없어요.

에리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대화 내용.
키야.. 정말 대나무 같이 곧구나 곧아.

아무리 외부에서.. 그리고 같은 팀 내에서
그녀를 위협하고 방해하더라도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추진력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멋진 여형사.

에리카 경감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었던
<얼음에 갇힌 여자>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 가지게 하는 힘을 가진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한 번 잡게 된다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비단 나 하나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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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정한 하루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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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요즘 나의 기분은 너무 같다.

내가 일적으로 크게 실수한 부분이 있다거나
예의를 차리지 못해 생겨난 일이 아닌
난 그저 내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했을 뿐인데
그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 앉아 있던걸로만 비쳤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에서부터
점점 언어적으로 한두마디 던지더니
어느새 그게 언어 폭력이 되고
난 또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자괴감이라는 구렁텅이에 빠지고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 느꼈던
일에 대한 자부심마저
다 잃어버린 지경이 되었다.
이 정도 까지 되고 보니
당연 잠을 제대로 못자는 날은
매일매일이 더해져
한달을 넘기게 되었고
보는 사람들 마다 무슨일 있는지
물어보는게아침 인사가 되어버렸다.

정말 다크서클로 줄넘기 하느냐는 말을
삼일 연달아 들은적도...ㅋ

난 티클만큼의 잘 못도 없이
아주 떳떳하고 깨끗해요..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고
열심히 해 왔다 생각했는데
다른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내가... 내 마음이 이렇게 까지
핍폐해지는 날이 오리라고는...ㅠㅠ

얼굴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일어나 어떻게 출근하고 퇴근했는지
하루종일 멍한 상태가 이어지다
도저히 이러다가는 직장은 물론이고
내 마음.. 더 나아가 내 가족들한테까지
피해가 가겠다..싶어 결국은 사표를 던졌다.

그러고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너무 마음을 돌보지 않은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저 난 마음이 아프다... 라고만 생각하고
스스로롤 보듬고 안아줄 생각은 전혀 못했..
전혀 내 자신에 집중 못한 나날에
결국 더 다치고 아픈건 내 자신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서
왜 나는 외부에서 나를 더 아껴주길 원했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길 원했던걸까...
아마도 .. 그건 남들의 눈을 더 의식하고
거기에만 기준점을 맞춘 채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던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건 
<나에게 다정한 하루>를 읽고 나서이다.

서늘한 여름밤님은 <나에게 다정한 하루>
속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포기하고
자신이 목표로 한 인생으로 핸들을 돌리는
그 도전과 시련 속에서 느꼈던
외부로 부터의 시선과 편견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까지를
담담하게 귀여운 작가 특유의 그림으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래서...?
이건 내 이야기가 아니잖아.
결국 서늘한 여름밤님은 성공했으니
이런 것도 쓸 수 있는거 아냐? 라고
조금은 많이 삐딱한 시선으로 읽어 나갔는데
넘어가는 페이지 수가 늘어갈 수록
어느사이엔가 그냥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마음에도 투영되어 위로를 받고
눈물 흘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렇게나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불안함과 힘들었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걸까...
그 또한 흘러갔기에 가능한 이야기인가?
나의 지금 이 시간 또한 흘러가겠지?
그땐 나도 예전에 내가 말이지..라며
예날의 썰을 풀어갈 수 있겠지?

<나에게 다정한 하루>를 다 읽고는
(당장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힘들게 남의 기준에 맞춰 사는게 아닌
스스로 낼 수 있는 힘까지를 기준으로 잡고
거기에 맞춰 내가 성장 할 수 있게
보듬고 진심으로 지켜봐주고
싶단 생각을 해본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속에서 부터
진심으로 나에게 다정한 하루
보내고 싶다..는 생각.

불특정 다수에게 이렇게나 솔직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서늘한여름님 작가님께
용기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덕분에 오늘 하루는
나에게 다정한 하루를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멀리서나마 전하고 싶다.

(어제 새벽 4시 가까이에 이 글을 썼는데
너무 감성적이었나? 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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